아버지
저 장녀 지혜예요..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자주 납골당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코로나가 해지되면 더 자주 찾아뵙도록 할게요
아버지가 가신 지도 1년 하고도 6개월 정도 되네요
2월 4일 아버지 생신 때는 많이 차려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1월 말에는...아빠 딸이 조금이 아니라...많이 힘들었어..
정신적으로도...육체적으로도...많이 아주...많이...힘들었어...
아빠 돌아가시고...난 후에 내가 편지에도 썼던 거지만...엄마랑..정한이도..아직 모
르는 내 비밀이...여기서 드러낼 줄은 나도 예상치는 않았어...
사실..경기도에 있을 때...내가 아빠에게 자주 전화로 연락해서...내가 어떻게 생활
하고 지내는 게 어떤지는...아빤...내 목소리만 들어도...알아 주었는데...난 아빠의
외로움도...아픔도 그저 외면했었어...나 살기도...바빴고..힘들었고..경기도 전남자친구랑도..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고...초반에 그 사람이랑 사귀었을 때부터
내가 사람을 잘 알아보고 사귀었어야 했는데..그렇지 못한 내 실수도 인정해요..
그 사람이랑 사귀고 있을 때...내게 큰 상처이자...충격인 사건이 있었는데...
그게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도...문득 떠올라서...많이 힘들어 했었어...
그리고 또..지금 남자친구랑도 사이도 서먹서먹하고...잘 지내지는 못해..
아빠랑..가족들에겐 좋은 소식만 들려주고 싶었는데...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요..
내게...진정한 짝이 찾아올 지는 모르지만...코로나가 빨리 해지되고...내가 다시 일을 해야...결혼도 하고..할 텐데...아직까지는 난 아빠에게 있어서 그다지 착한 딸도
아니고 자랑스러운 딸도 아니지만...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아빠에게만큼은 좋은 딸로서...만나고 싶어요...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 그렇지만...너무너무 그립고 사랑하는 내겐 친구 같았던 아빠 너무 보고 싶어...슬픈 노래 들을 때마다..아빠 생각이 나고...내가 힘들 때...슬플 때...그럴 때도...아빠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나로써는 자꾸 아빠 생각이 나...가끔이어도 좋으니깐...내 꿈에 와서...늘 다정했던 것처럼..
내게 괜찮다고...괜찮을 거라고...말이라도...듣고 싶은데...불가능 하겠지..?
너무 외롭고...아팠던 우리 아빠였으니깐...그 곳에서는 더 아파하지도 말고..따스한 봄이 되길 바랄게요....자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아빠 계신 납골당 찾아 뵙도록 할게요...아빠...늘 존경하고 사랑하는 거 알죠...?
사랑합니다..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