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우리 가족 곁을 떠나신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어 조금 있으면
2년이 되어가네요. 할아버지 하늘나라는 어때요 ? 거기서는 부디 건강하게
근심 없이 마음 편하게 계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에 부쩍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요. 할아버지가 제 곁에 계실 때에는 몰랐는데, 저도 모르게 할아버지한테
많이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소식 듣고 그렇게
많이 운 적은, 그렇게 소리 내며 숨 넘어갈 정도로 운 적은, 3일 내내 밥 한 번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푹 못 잔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난 이때까지 한 번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기분이 뭐였는지 몰랐었는데 그 기분을 할아버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왜 있는지도 이제야 알게 되었구요. 왜 이런 많은 것들을 할아버지를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던걸까요 ?
왜 그 날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할아버지에게 출발하지 않았을까요 ? 왜 그 날
유독 가는길에 마음이 불안했으며, 신호는 계속 걸렸고 그 날 유독 왜 그렇게
추웠을까요 ? 왜 그렇게 추웠던 겨울날에 할아버지는 가셔야만 했던 걸까요 ?
조금만 더 계셨으면 저 학생회 활동하는 것도 보고 할아버지가 제 곁에 있으셨다면 소식을 듣고 벌떡 일어나실 만큼 좋아하실 제가 회장이 되었다는 소식도 왜 못 전해 듣고 가셨던걸까요 ? 조금만 기다려주시지.. 할아버지랑 깊은 얘기를 단 한 번도 나누어 본 적 없었어요. 만약 제 꿈에라도 나와주신다면 전 이제서야 할아버지한테 제 마음 속에 깊이 숨겨두었던 얘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안 나와주신 걸 보니 할아버지가 바쁜거라고 생각할게요. 언젠간 한 번이라도 나와주실 거라고 믿고 저는 할아버지가 나오는 날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요. 할아버지가 안 계시니까 저는 저한테 칭찬 해 줄 사람도, 저를 묵묵히 응원해 줄 사람도 잃은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아빠는 너무 바쁘고 힘드니까 엄마 아빠한테 이런 걸 바라는건 무리겠죠 ? 이번년도 처럼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힘드니까 더욱 더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할아버지가 내가 이렇게 사는 걸 보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드실까 하는 마음에 다시 일어나서 잘 살아보려고도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할아버지가
못 보실 걸 알지만 할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생각이 떠오르는 것들을 전부 다 적고 있어요. 제 마음이 다 전달 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세상에 정말 신이 있다면, 제발 단 한 번이라도 할아버지 얼굴을 꿈에서 볼 수 있는 또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우리 할아버지한테 좀 전해주세요. 또 너무 힘들어서 할아버지가 생각이 날 때 적으러 올게요. 그때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계세요. 곧 직접 보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