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마주한 자리
알수없는 서러움과 참 불쌍한 당신이 생각나
억수처럼 퍼붓는 비와 함께 많이도 울고 왔지요
내가 할수있는건 바보처럼 울기만 하는거..
좋아하는 부추전과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술잔에 꾹꾹
넘치도록 부어놓고 보니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어쩌지 못하고 마냥 어깨만 들썩였네요
추석이 다 되었지만 비가 오는지라 아무도 찾지 않는곳에
쓸쓸히 누워있는 당신을 보니 마지막 당신 모습이 생각나서
견딜수가 없었답니다
내 갸냘프고 서러운 울음소리 들리던가요?
당신도 같이 울었나요?
세상 떠나던날
나를 보며 소리없이 커다란 눈에 눈물을 그렁대던
그 모습이 생각나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세월이 가면 모든게 희미해지고 잊혀지고 한다는데
처음엔 멍하더니 세월 갈수록 당신의 흔적 하나하나가
자꾸만 생각나서 가슴이 아파오네요
세상 좋은게 없고 하고픈것도 없고 의욕이 없는거 보니
누가 가르쳐주질 않아도 나에게 약속한듯 찾아오는 가을병을
또 앓아야할 계절이 오나 봅니다
추억이 가득 쌓인 길로 혼자 터벅이며 옛일 더듬어보면
하나같이 그리움이요 하나같이 슬픔일뿐입니다
잊는다는게 참 좋은 약인데 나에겐 아직도 허락지 않는가봅니다
작은거 하나에도 자꾸만 아픔이 끼어드니 말입니다
추석쇠고 당신 제삿날에 다시 찾아갈께요
너무 그리워말고 편히 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