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흘러 나오는 팝송의 가녀린 음악소리에
마음이 촉촉히 젖고 거리도 젖고 세상이 모두 젖었다오
내가 앉아있는 베란다 창가에도 빗방울이 말없이 툭툭
떨어져 내리니 참으로 어울리는 오늘의 센틴멘탈이네요
누가 일러주질 않아도
짧은 음악 한 마디에도 우울해 하는 내 마음 보면
가을이 가까워왔음을 저절로 알게 되니
이 울적함은 당신이 좀 달래줄런지요?
당신께선 어찌 지내고 계신지
벌써 추석이 다가온다고 잊고 살던 사람들도
잠드신 님들 찾아뵈러 주말마다 바삐 움직이더이다
아직 내가 찾아가질 않았다고 삐치신건 아니죠?
몸이 너무 아파서 병원 다니는데도 잘 낫지가 않고
늘상 이렇게 힘이 드니 나 역시도 안타깝다오
그러나 아무리 괴로워도 당신 찾아서
매달마다 인사하고 간거 아니까 이해하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당신 제사 아이들 집으로 보냈답니다
이젠 아들 며느리가 차려주는 제삿밥 잡수셔요
몸이 자꾸 아파와서 혼자 감당하기 힘들고
아들도 직장이 너무 멀리 발령나서 한번씩 아이들 데리고
오가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제사 아이들 한테로 보냈답니다
당신 제삿날은 내가 올라갈께요
아이들 착해서 잘 할겁니다 세상 떠난 사람 먹고 갈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항상 경건하게 생각하면서 음식도 장만하라고
며느리한테 평소에 잘 교육 시켰으니 서운하게 하진 않을거에요
왜 이리 몸이 안편한지..
얼마나 아파야 세상을 떠나가는건지
당신은 얼마나 아파서 떠났나요?
그 아픔 어느 누구도 나누지 못하고
혼자 다 감당하고 떠난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가까운 혈육이고 부부라 할지라도
육신의 병과 죽음은 나눌수가 없는거 같아서 인생은 오나 가나
참 외로운 나그네가 맞는거 같습니다
공연히 몸이 아프니 오늘은 울적한 말만 빗방울처럼
당신께 툭툭 내려놓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누구한테 말할까요 당신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