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아빠!
그날도 이렇게 비가내리는 밤이였어요
자연생활집에서 환우들과 같이 방을 쓰다가
화장실 들락거리기가 미안해서 내가 머물고있는 컨테이너방으로
들어와서 같이 자는데 신발이 밖에두면 비에 젖을까봐방에다 들여놓고
조금 잠이 들라치면 어김없이 일어나 밖에있는 화장실을 들락거렸지요
비가오니까 자연히 비에 흠벅 젖어가며 밤새 그렇게 들락날락
너무 가여워서 버젓한 집을놔두고 화장실도 불편한 남의집에서
이게 무슨짓인가싶어 집에가자고 그러면 "아니야,혹시라도 내가 집에서 죽으면
당신이랑 울공주 무서워서 안돼!"
그때부터 당신은 죽음을 염두에 둔거야,
왜그랬어요
아픈환자가 화장실과 편의시설이 갖춰진곳에서 생활해야하는데
뭣때문에 그렇게 힘들게 있다가 갔는지.......
뭐가 무섭다고....
우리는 가족이고 아빠인데 뭐가 무섭다고.....
머리에 비를 흠씬맞아가며 밤을 새웠는지....
그러고 나다니는걸 보는 내마음은 어땠을거 같아요?
나는 그밤 당신몰래 서러운 눈물을 얼마나 쏟았는지 당신아나요?
집에 편한 화장실을두고 그고생이 왠말인가싶어서....
비가오니까 그날이 생각나고 또 비오는 어느날 바람이 마구부는데
마음이 심란했던지 산책가자는 문자를 보내왔지요
솔직히 나는 무섭고 가기싫었지만 싫다는 내색을 할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나갔더니 우산을 하나들고 서있는 당신한테 반갑게 뛰어가
팔짱을끼고 비오는 산길을 걸었어요
내옆으로 무덤도있고 칠흑같이 어두운밤길에 그방이라도 산짐승이 튀어나올것같아
무서워서 당신한테 노래부르자고 그랬더니 청실홍실을 부르자고 그랬지요
딴때는 이노래를 부르면 참 행복했었는데 그날은 목이메여 근근히 부르는척했어요
당신이 부르는 소리도 청승맞았다고 해야하나!
어쨌거나 그날 나는 한쪽 어깨와 옷이 비에흠뻑젖었지요
당신은 미안해 했지만 애써행복한척 했는데 내가 그러는게 보였나요?
그러고 나랑헤여져 당신은 환우들이있는 방으로 들어가고
나혼자 컨테이너방으로 들어와 펑펑눈물을 한바탕 흘리고 공주한테
전화해서 막울면서 무섭다고 그랬던거같아요
엄마가 되가지고 오히려 어린딸애한테 무섭다고 투정이나 부리고 한심했었지요
그때는 그런현실이 왜그렇게 화가나고 속이상하던지
현승엄마는 남편병도 고치고 돈도벌고 그러는데 우리는!
돈은커녕 생때같은 당신은 초라하한 몰골이되가고 나는 집놔두고
그집 종업원보다 더한 고생에다 눈치에다,밤이면 등이쑤셔서 잠도못자고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는것처럼 새벽5시에 일어나 찬물에 새수하고
또다시 반복되는 일들......
핼슥한 얼굴로 아침밥 먹으러온 당신이 나를보고 눈인사를 건냈지요
그런 나는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요
맞있게 먹으라고 많이 먹으라고 그래놓고 먹었는지도 모르고 마구 일만했지요
나중에 알았지만 사람들이 그러대요
"저 아저씨는 밥도 먹지않았어요" 내가 그때 머리가 도는줄 알았잖아요
내가 누구때문에 그고생을 하는데 왜 밥을먹지않아서 매일 얼굴이 다르냐고요
사람들 얼굴색은 좋아보이는데 당신얼굴은 나날이 변해가고있었거든요
그때 바가오는밤이면 어디선가 개구리울음인지 뭔지 모르는 구슬픈 소리가
들리며 나를 더울 미치게 하더군요
밤이면 나혼자 누운 컨테이너안에서 절망에 허덕인거 당신은 모를거에요
하야케 밤을새운날도 얼마였는지.......
그래도 오늘은 그밤이 그립네......그때까지는 당신이 곁에있었으니까
이제는 아프기 없기에요!
생전 아퍼서 내속썩인적이 없던사람이였는데....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이만쓸래요
잘자요여보! 그리고 많이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