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울아들이 그러는데 돌아오는 일요일날
경호하고 둘이서 벌초하러 밀양으로 내려간다고요
전화받고 뭉클하고 가슴이 아려오더군요
벌초!!!!형제가 모여서 하하호호 말이 벌초지 우리형제들의 야유회
그말이 더 잘어울렸지요
순천형님네 내려오시라는것도 미안해서 우리둘이 하면되겠다며
점숙이누나네서 예초기까지 빌려다놓고 한번썼지요
전포동에있는 할아버지 묘를 벌초하면서 우리 이담에 밀양에있는 큰산소에다
돈모아서 가족묘를 만들자고 돈도 다달이 모으고 그랬는데
이제 당신도없고 돈도 모으는지도 나는 몰라요
이제 그런거 신경쓰고싶지않아서 애써 잊으려고 하는데 자꾸만 우리추억이
그리움되어 내발목을 잡네요
맛있게 밥을지어 도시락을담고 회도 사서 담고 상추하고 쌈을 준비하고 되장찌게에
버너까지 들고 그렇게 해마다 나들이겸해서 벌초하러간다고 들떠서 좋아했는데
우리가 그렇게 별스럽게 지내니까 점숙이누나도 덩달아 우리따라 나섰는데
그게 마지막일줄 누가 알았겠어요
당신! 내 그리움인당신! 이집에 당신없이 뭐하나 되는것도없구만 우리아들
당신조카 한테 모두 맡기고 당신은 맘편할리 없겠지요
우리애들 애쓰는데 내가 점심이라도 해서 가져가보고싶지만 울아들도
내마음 아플까봐 오지말라그러네요
우리둘이서 시제며 벌초를 얼마나 챙겼던가를 너무 잘아는 울아들이
이제 그것을 당신대신 맡아서 애쓰는거보면 가슴도 아파요
조상님이 뭐라시던가요!
하기사 어느조상님인들 당신들 묘가꾸고 살뜰히 챙기는 자손 데려가고싶겠어요
당신 말마따나 그런 조상있음 제사도 지내지 말라고 그랬지요
모든 모상들이 다 자기자손들 잘되기를 바라시겠지만 잘되고 못되는건
우리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인데 감히 우리가 배놔라 감놔라 할수없지요
그냥 하도 우울해서 해본 소리에요
당신도 신경쓰지 마세요 우리가 신경쓰던걸 애들한테 미룬거같아 미안하고
어른들이 되가지고 아직 결혼도 하지않은 경호는 무슨죄에요
부산에 산다는 이유하나로 무거운짐을 지워주고 울아들은 당신이 하던일을
나몰라라 하면 당신욕먹인다며 멀리 구미에서 당신을 대신해 해마다
내려오는거 보면 기특해요
당신이 울아들 예쁘다고 칭찬좀 해주세요
당신이라면 으레히 그랬겠지요 "울아들! 애썼어! 수고했어!'하고 등두드려 줬겠지요
날이나 좋았으면 좋겠어요
함보고 마음 내키면 찾아가서 밥이라도 먹이던지 그럴께요
울아들 알면 뭐라고 하겠지만요
여보! 잘있어요 이제는 아픈데 없겠지요?
이곳은 마음쓰지 말고요 우리가 책임지고 잘할테니까요
그저 당신 평안하기만을 빌어요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