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 밖에 찾아 뵙지 못하는 저는 항상 불효자네요.
아빠 살아계실때도 잘 못해드렸는데, 여전히 잘 해드리지 못해서 마음이 무거워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저를 수호천사처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아직도 여긴 하루가 멀다하고 여진이 계속되고, 방사능 문제때문에 좀 불안해요. 주변의 지인들도 다들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전 꿋꿋이 잘 지내고 있어요.
아빠가 저를 항상 지켜주시는 덕분이겟죠?
동생 꿈엔 항상 밝고 건강한 모습의 아빠를 만난다고 하던데, 저는 이상하게 그런 꿈을 한번도 꾼적이 없네요..
아빠가 중환자실에 계실때 옆에서 지켜보던 힘들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서 그런건지 가끔 꿈을 꾸면 여전히 아빠는 중환자실에 계세요.
자다가 일어나면 눈물이 범벅인 제 자신을 보며, 아직도 아픈 아빠를 붙잡고 있는 제가 미워 마냥 슬퍼지네요.
동생이 아빠의 안좋은 모습을 보지 않았기에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동생 잘 돌봐 달라고 당부하셨었는데, 제가 아직 철이 없어서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싸우긴 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되요.
먼곳에서 그래도 아빠가 지켜봐주시고, 동생이 곁에 있어 외롭지 않고 항상 즐겁습니다.
말로는 표현 잘 못했는데, 항상 그립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