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밤은 피곤한데도 잠이 안와서 컴퓨터를 켰어요.
난 어제오늘 비가 안와서 이제 비가 안오려나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태풍이 하나 올라오고 있는 중이래요.
이름이 망온이라는데 저 멀리 바다에서 만들어졌는데
뉴스에 예상경로를 그려놓은거 보니 꼭 부산으로 직행할것만 같은거 있죠.
위력도 어마어마한가봐요. 대형으로 커져버릴거래요.
그래서 지금 엄마가 걱정이 많아요.
아빠랑 엄마랑 같이 일궈놓은 하우스가 넘어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아빠가 안계시니까 엄마가 많이 힘들어해요.
아빠 없이는 이 일도 오래하진 못할것 같네요.
전기도 만질 줄 모르지.. 보일러도 만질줄 모르지..
이것저것 아빠한테 물어보면서 일하던게 이제 엄마가 혼자 판단해야 하니까
아빠! 꿈에 나와서 엄마한테 이것저것 알려주고 그래요.
아, 내일은 엄마랑 영진이랑 같이 아빠보러 가기로 했어요.
내일가면 이쁜아빠 사진이 들어간 명패가 붙어 있겠죠?
저번에 갔을 땐 사진 하나 없고 안이 보이지도 않아 마음이 아팠어요.
비도 많이 와서 밖은 어떤지 둘러보지도 못하고 왔네요.
내일은 아빠 보내드린 거제도에도 가자고 말해볼까 싶어요.
우리 딸 집에오면 같이 가자고 정말 멋있다고 그렇게 자랑했었는데
결국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같이 타고는 가보지 못했네요.
그래도 아빠랑 같이 갔었다고 생각할래요.
아빠 말대로 정말 크고 길고 멋있었어요. 그땐 밤에 갔었는데
야경도 정말 눈을 뗄수 없었죠.
바닷속 깊이 들어가면 비상구가 삐뚤하게 만들어져 있는것도 재미있었어요.
분명 그 문이 똑바른 것일텐데 우리 눈에는 우리가 기울어져 있어서
문이 삐뚤어진 것으로 보이니 말이죠.
아빠! 하늘에선 아프지 말아야 해요. 조금도 아프지 말고
편안하게 행복하게 우리 지켜봐주세요.
항상 아빠생각 하면서 씩씩하게 이쁘게 살게요.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