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이 초복이래요
그래서 우리 복지관에서도 삼계탕을 끓였지만
당신이 알다싶히 나는 국물있는 닭을 못먹잖아요
이상하게 닭을 먹을면 속이 울렁거리는지 처음에는
체해서 그러는줄 알았잖아,그런데 그다음에도 또 그랬지요
그때부터 백숙이나 삼계탕이 먹기싫어지더군요
오늘도 사람들은 맛있게 먹는데 나는 부추에다 비벼먹었어요.
이런 무더위에는 그런 삼계탕이라도 먹어줘야 기운이 날낀데.......
당신이 생각나데요
당신은 삼게탕도 좋아하지만 뻑하면 닭백숙 해먹자고 그랬지요
그때마다 나는 먹지도 못하는데 하기싫었지만 워낙 좋아해서 할수없이
백숙을끓이면 울공주하고 참맛나게도 먹더니.....
오늘도 백숙을 보니까 당신이 생각납디다.
"여보! 오늘 닭한마리 뜨들까!"
이렇게 문자가 오면 마트에가서 부랴부랴 닭하고 인삼하고 대추를 넣고
감자도 넣으면 좋아라 했었지요.
입맛이없을때도 반찬 만들기가 좀 그러하면 닭볶음하고 그러면
맛있게 잘먹어주었지요.
하기사 당신이 언제 반찬투정 했던가요
아무거나 잘먹고 짜면 조금 먹으면 되고 싱거우면 소금타면 된다며
불평한번 하지않았지요.
어떤날은 매일하는 반찬이 만들게 없어서 "매일 밥하려니까 짜증나네"
그러면 "아무거나 먹으면 되는데, 내가 라면끓여먹을께!"
내가 이랬기 때문에 죄받은거야.
이제는 그렇게 뭐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좋아서 춤이라도 춰야되는데
사람이 간사한걸까 지나고 보니 저녁하던때가 행복이였네요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는게 이렇게 허전한줄 왜몰랐는지....
할일이 없으니까 아픈데만 나타나서 미치겠어요
요전날 강아지들 오줌 누이러 나갔다가 한눈팔다 넘어져 발을삣긋 해서
압박붕대로 칭칭감고 다니는데 오늘아침 눈을뜨니까
팔이 무거워 들리지 않더군요
테니스엘보 같은데 팔이 펴지질 않는거에요
입으로 먹을것도 넣을수 없는거 보니 나도 늙나봐요.
여기저기 자꾸만 아프네....
내일은 병원에 한번 가볼까 싶은데 병원가면 뭐 뽀죽한 수도 없잖아요
의사들이 부러진것도 아닌건 모르는거 같아서요
좀 견뎌보고 못견디겠으면 가려고요
오늘은 일찍 자볼래요.잠을 많이 못자서 그런지 되게 피곤하네요
울공주는 사직구장으로 회사에서 단체로 야구경기보러 가서 늦게나 올건가봐요
그애때문에 내가 미치고 있어요 여보!
당신은 걱정말고 자라고 그러겠지만 여자애가 늦게 들어와봐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자다가도 애가 안들어온걸 보면 그때부터 잠이 확 달아나 도통 잘수가 없는걸요
좀 야단도 치고 그러는데 말을 들어야 말이죠!
내가 당신한테 일러봤자지뭐 언제 당신이 그애를 야단친적이 있어야지.
나중에 깰지라도 어서 자볼래요.
여보야도 좋은밤 되길 빌며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