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가신후 해가 뜨고 지고를 몇 번이나 반복 되었는지 모릅니다.
아버지 가신후 얼마나 많은 빗방울이 내렸는지 모릅니다.
세상은 온통 모르는거 투성인데...
정작 나는 목구멍에 풀칠하며 살아 보려 아둥바둥 거리는 모습이 너무도 죄송스럽습니다.
뜨거운 불구덩이에 아버지 보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생전 처음보는 작은 공간에 아버지 모셔놓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세월이 가면 잊혀 지겠지요... 세월이 흐르면 낳아 지겠지요...
7년동안 병 수발하면서 항상 긴장 속에서 아버지를 챙겼던 기나긴 세월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지금은 공허 하기만 합니다.
세상에서 힘든걸 놓아 버렸는데 정말 나 자신에게서 사라진 하나의 마음에 멍하니 방바닥에 누워 닫혀있는 문만 물끄러미 바라 보곤합니다.
아버님의 옷가지를 정리하면 또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살아 생전 그렇게 미웁고, 고생만 시킨다며 어서 가시라고 욕지거리 했었던 그 시간들이 뇌리에 각인되어 울지 않고서는 당신에게 사죄할 방법이 없어서 계속 울었습니다. 울고 또울고 살아있는 죄스러운 마음에 또 울었지만 불효한 마음은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남들입에 효자라고 입에 오르내리는 기간동안 전 효자인줄 알았습니다.
남들눈에 효자라고 비춰질때 작은 희열에 어깨에 힘넣고 살았습니다.
아버지 가실때 할만큼 했다고 큰소리 치고 싶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부모님 모셨다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할거 다했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데...
오늘도 왜 방바닥에 누워 문만 물끄러미 쳐다바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이제 일어 서야겠지요... 일어서서 어머니 돌봐야 겠지요... 그러하겠습니다.
아버지에 못한 효도 어머니에게 더 잘하겠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남겨두신 모든 핏줄들 잘 보살펴 주시옵고, 이 생에 못한 삶, 그 곳에서 맘껏하시기 바라며, 항상 즐겁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싸우고 다투고 미웁다고 토라져도 바뀌지 않는건 당신은 내게 제일 멋진 아버지 이십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