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매실이 지천인 계절이 돌아왔어요
요즘은 너도 나도 매실 액기스쯤은 담그며 살지요
나는 당신 떠날 그때쯤 부터 담그지 않고 있었는데
어저께 사돈댁에서 매실을 보내왔네요.
매실을 담그려고 씻는데 원동에서의 아픔이 떠오르는거야.......
원동 하면 매실이 생각나고 매실하면 생각하기도 싫은 원동이 떠오르고
나의 아픔인 매실나무 매실나무를 해다가 군불을 짚혔지요.
원동에는 지천으로 널려있는 가지치기한 매실나무였지요
가시는또 왜그리 큰지 손가락을 꾹꾹 찔러서 피가 나는것도 모른체
군불을 때면서 연기때문에 매워서 우는건지 너무 기가막힌 현실때문에
울고있는건지 아무튼 당신몰래 연기를 핑게로 많이 울었던거 같아요
신자라면서 우리를 생각해 주는척하면서 말도 안되는 효소라는것으로
사기도 치고 그것만 먹으면 못된병도 나을것같이 권하던 그곳원동
발찜질기계 항문원적외선이라는것 그런 물건들도 지금 우리집에서
한쪽에 자리잡고 있어요.
당신떠나고 제일먼저 그사람이 전화해서 그기계를 자기네한테
되팔라고 그러더니 반값도 아닌 가격을 제시하는데 기가차데요
몇번쓰지도 않았는데.그래서 나중에 우리가 쓰려고 팔지않는다고 그랬어요.
당신은 내가 사기당한걸 알고 그사람들을 탓하기보다 다시는
당하지 않으면 된다고 나를 위로했지요.
아프니까 그 아픔을 빌미로 돈버는 사람들도 있다는거 그때 알았어요
아프지말고 살다 가야하는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야말이지요.
적지않은 나이를 먹어서야 세상이치를 알았어요.
나는 이제 원동쪽은 처다보기도 싫고 그리로는 놀러도 가고싶지않아요
그러고보면 당신아프기전에 우연치고는 이렇게 되려고 그랬는지
너무 이상하리만큼 그곳으로 휴가때마다 갔지싶네요.
이제 조금 있으면 휴가철이 돌아올거에요
"당신,이번 휴가 어디로 갈까!" 하던 당신 목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요
나는요 휴가같은거 이제는 꿈도 못꾸고 살아요
몰라 아들이 이번에는 구룡포 처가옆으로 가자고 그러긴 했는데
지들끼리 가서 잘놀다 가라고 그래야지 내가 거기끼면 분위기가 아닐거같고
이제 그런것도 당신이 없는지금 무슨재미가 있을까요
나이들어 늙어가면서 부부가 같이있어야 모양새가 나는데 혼자 여기도 저기도
끼인다는건 어색하고 그래요.
봄날은 갔다고 봐야지요.
오늘밤 꿈에라도 봤으면 좋겠는데 바쁜가요?
당신은 어디가도 인기가 좋을거야.....성격이좋아서.
근데 아무리 바쁘더라도 마눌은 잊지말아줘요
여보!잘자요 나도 피곤해서 잘거에요.....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