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당신 만나고 온 지 벌써 한 달이 다되어가네요.
그 사이 온통 붉은 장미들이 그 자태를 자랑하고 당신 작은아이도 지진때문에 돌아서 제주도로 여행을 무사하게 잘 다녀오고 여전히 당신 큰 아이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당신의 못난 마누라는 월말 마감을 마치느라 혼비백산하고 그 사이 치른 자격시험에서는 안타깝게 한 개 차이로 미역국을 먹었네요. 상황이 많이 나빴는데 그래도 당신이 보살펴줘서 무사히 잘 마칠수 있었던 것 같아 당신한테 많이 고맙네요.
아빠, 아직은 앞이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나아질거라고 믿음을 가지고 오늘은 당신을 신뢰하던 나사리쪽 사장님을 뵙고 왔어요.
당신하고의 좋은 인연으로 저한테도 한 줄기 빛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가서 만나뵙고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먼 길이었지만 당신 계신 앞을 지나오면서도 못 들러서 죄송하고요.
하지만 당신이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하면서 왔어요.
꾹 참고 시간내서 당신 보러 갈게요.
아빠, 어느새 당신 먼 길 떠난지 5개월이 넘고 며칠 전 당신의 안부를 아직도 물어오는 당신의 후배도 있긴 하지만.....
아빠, 보고싶어요. 얼마 전 넘 힘들어서 그 날은 당신을 원망하기도 했다가못난 내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가 그래도 넘어질 순 없었어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되어야 하잖아요?
아빠, 사랑하는 내 남편. 어느 곳에서도 날 부르며 달려울 것 같은 사람, 보고싶습니다. 간절하게, 애타게 ....
아빠, 편히 쉬고 계세요, 힘든 여정이지만 잘 극복해볼려고요.
아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