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수 많은 사람들이 봄꽃향기를 맡으러 떠나던 날, 당신은 뭐하셨어요.
난 작은 형부딸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엄마, 아버지, 언니, 형부 조카들도 만나보고 십수년만에 친구도 만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바쁘게 보냈어요.
아이들을 두고 간터라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고 해서 일찍 돌아왔습니다.
아빠, 엄마, 아버지께 혹시 당신 아직도 자기 갈 길 몰라서 헤메고 있으면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드리고 얼마 남지 않은 엄마 두 번째 기일에 또 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삼천포에 사는 올케언니가 날 보고 너무 야위었다고 하는데 왜 그리 눈물이 왈칵 쏟아지던지, 누가 뭐라고 한 사람는 없는데 괜한 내 설움에 북받쳐 뷔페에서 조금 먹은 점심이 체해서 약먹고 고생을 했답니다.
아빠, 당신과 함께 였더라면 더없이 좋았을 많은 일들,
앞으로 나혼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지,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야 할 지 예상할 수가 없네요.
아빠, 사랑하는 내 남편 한식도 지났는데 당신한테 가기가 쉽지가 않아서 미안하고
너무 죄송해요.
항상 내 마음은 당신곁에 머물고 있다는거 당신도 더 잘알고 있으리라 믿으며 맡은 바 열과 성을 다하는 아이들도 당신이 잘 보살펴주세요.
아빠,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난 꽃들도 당신없는 내겐 아무런 기쁨이 되지 못하고 가슴시린 추억만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아픈 봄 날이구요.
아빠, 봄 내음 맡으면서 편안히 쉬세요.
사랑하는 사람,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