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길에 벗꽃이 흐드러지게피고
진달래 개나리가 한데어우러져 보기도 아까울정도인데
이런걸 혼자보는 마음이 이리도 허전한지...
당신아픈 이맘때는 진달래가 피고 지는줄도 몰랐고 화사한 꽃에게로
눈길돌릴 그런 감정조차 남아있지않았어요.
그곳에서 새순이 좋다고 믹서기하나 준비되지않은 객지에서
거칠게 갈아진 즙을 마시라며 들이댄것도 죄스럽고
병원에서 어느환자분의 부인은 거즈를 준비해다 짠즙을 남편에게
내미는걸보고 나는 절망했어요.
나도 그런거 잘할수 있었는데 멀쩡한 집을놔두고 그런 열악한 환경과도
씨름하고 그랬는지....
먹는거라면 어느것이라도 잘먹던 사람이 입에 넣기만하면
울럭거려 넘기지 못하는거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나도 아무것도 먹을수가 없었어요....
당신이 언제 파인애플을 먹은적이 있었던가요.
그런사람이 신맛때문에 울렁거림이 적었던지 억지로 먹어대던 파인애플
지금 이맘때는 통증이심해 "당신이 내등에다 손만 얹어도 아프지 않아!"
이러던 사람이 어느순간부터 뜨거운수건 등에다 놔라,
차가운수건 얹어라,주물러라 온갖주문을 했었지요.
또 수박이 먹고싶다고 그래서 아직은 이른 시절이지만
퇴근하는 울딸내미보고 사오라 그랬더니 마트에들러 그걸사들도
그 먼길을 동현이차를타고 왔다고 출근때문에 또 그길을 달려갔지요.
우리모두 그리움에울고 안타까움에울고 불쌍해서울고.2009년봄.
이봄이 그런아픔을 내게주었지요.
어느날은 아들이 황토방에 군불지피라고 인터넷으로 전기톱을 구입해와서
산으로 돌아다니며 나무를 잘라끙끙대며 날라다 쌓아놓고는
재대로 군불한번 지펴보지도 못하고 떠나왔고요.
아이들 고생하는거보고 원동시내가서 삼겹살사다 구워먹으라고
성화를부려 당신뜻 받든다고 먹고싶지도 않았는데 아들이 정육점에가서
삼겹조금하고 쇠고기 꽃등심으로 백그람될까 조금은 팔지않는다는걸
"우리아버님이 많이 아파서 그래요!"그러면서 사정사정 해서
사왔다며 직접 불에닿은건 몸에 해롭다고 석쇠를
높이올려 익힌것을 아들성화에 못이겨 한점이나 먹었을까요.
화덕옆에 앉아있다 기운이없어 먼저 들어가 눕는다며 당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자 우리는 속울음을 삼키며 모두 우느라
삼겹살 구운것도아무도 먹지못하고 다버리고 그냥 모여앉아 눈물만 흘렸어요.
그때도 울딸내미가 그러대요"속상해만 하지말고 아빠랑 추억쌓기 하는중이니까
눈물거두고 표티내지말자!" 이랬지요.
그리고는 아무도 울지않은것처럼 세수하고 웃으면서 당신과 이야기 나누고
늦은저녁 아이들 떠나고 우리둘만 달랑 남았을때,당신이 그랬지요.
"내가 없더라도 이곳에서 한삼년살아,밖에 솥걸어 백숙도 해먹고"
그런 말에 야속해서 "당신보다 내가더 불쌍하다며 울었던거 같아요.
당신은 아플때 나라도 스물내시간 같이있어주지만 나는 이세상떠날때
같이있어주는 당신도 없으니까 내가 제일불쌍하지 그랬지요.
아이들이 아무리 효자라도 24시간 같이 부부처럼 붙어있지 못하잖아요.
내가 이런 푸념을 늘어놓자 당신이 "내가 같이있어줄께!" 그랬지요.
"당신이 어떻게 같이 있어줄건데" 그러니까 무조건 같이있어준다고 그랬지요.
꼭 그약속만큼은 지켜줄거지요?
나랑 많은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잖아요.
그약속만큼은 꼭 지켜줘야되요!
잔인한 사월 당신생각에 헛소리 지껄이니까 마음에 담지말아요.
내가 당신을 많이 사랑한다는거 잊지말면되요.
여보! 어떤생황,어떤 조건이라도 당신뿐이라는거 잊으면 안되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