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도 바람이 많이 부네요.
바람에 온 몸을 맡기면 바람이 내얼굴을 만저주는거 같아서 좋아요.
마치 당신이 내얼굴을 두손으로 잡고 비비듯이.....
유행가 가사처럼 조건없이 나를 사랑하고 아껴준 당신!
오늘 복지관 간호사 선생님이 시가가 삼랑진이라며
딸기를 가져왔는데 삼랑진어딘가하면 벗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는
그,원동에서 삼랑진으로 넘어가는곳에 댐이있고.
그소리에 내가 그랬어요."아~그슬픈꽃터널"
그네들도 가슴아파해 줬어요.
아름다운 꽃속에도 아픈사연하나 간직하고 사는사람 많겠지만요.
당신이 아픈몸에 나루를안고 "꽃구경가자"며 가서 댐옆 의자에앉아
사진찍은걸보면 당신이 아닌거같아 낮설어요.
참 삼랑진으로 당신을 보러 매주오던 아들이 뭐사갈까요?하고 물으니까
딸기사오라 그래놓고 정작 자기는 몇알 먹지도 못하고 그냥 딩굴다 버리고
오늘먹어보니 너무달고 맛나더구만 그때는 맛도모르겠더군요.
오죽하면 몇칠동안 딩굴다 곰팡이나고 뭉그러져 버렸을까요.
당신은 과일을 좋아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그런지 나도 과일은 즐겨사지 않았지만 이럴려고 그랬는지 사과도 셔서
먹지도 못하던 사람이 파인애플도 사오라고 그러고 바나나도 수박도 처음 나오는걸울아들이 모두 사서 지아버지 드리려고 퇸근하기 무섭게,
구미에서 원동으로 구불길을 달려오면 겨우 한조각도 못먹고 그냥 버렸지요.
아이들이라도 같이있었으면 먹어치웠을텐데 우리둘이 있으니까
그냥 남아돌았어요.
지금쯤 햇살좋은 무덤에는 할미꽃이 피었다 지고 그러겠지요.
당신이 즐겨가던 솔밭에도 지금은 바람만이 놀다가 돌아갈거고 시냇물은또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졸졸졸 소리내어 흐르겠지요......
천천히 걷던 오솔길도 그대로 있을텐데.......
나뭇가지 마다 새순이 돋아나고 새순에는 독이없다며 따서 꼭꼭씹어 넘기라던
김선생 말따라 해보자고 따서 씹어보니 쓰고떫고 그랬지만 차마 뺃지못했어요.
당신보고 먹으라고 그러면서 나는 못먹으면 안되기때문에 참고 넘긴거 알지요.
그때는 흔하디 흔한 질경이는 왜그렇게 보이지않던지요.
당신을 보내놓고보니 길가에 맨천지가 질경이더구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어째그리도 안보이던지.....
그곳에는 노오란 민들레가 지천이였지요.
민들레가 암에좋다고 그래서 많이캐다 쌓아놓았는데 하나도 못먹고
표고버섯 사다 찧어놓고 타주려고 그랬는데 그것도 그냥 널어놓은채
병원으로 돌아오고 말았지만....이놈의 잔인한 사월은 나를 슬프게해요.
남들은 꽃놀이가고 난리들인데 나는,
해마다 이맘때가 오면 가슴아리를 하고,
잔인한 사월과 오월달에서 내 행복도 멈춰버렸으니까요.
당신은 내게 조건없는 사랑을 한없이 베풀고 떠났지만 정작 나는 당신한테
준게없어서 아프고 쓰린거 당신은 알까요!
진짜로 이다음에 다시 꼭 당신여자로 만나요.
그때는 내가 다주고싶어요....내가 당신빈가슴을 사랑으로 채워줄께요.
당신을 아주 많이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