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은 은지네하고 몽이네랑
칠암으로 회먹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만
은지엄마가 허리가 뜨끔했다나 그래서 뒷산으로해서
선암사를지나 성지곡으로 가기로하고 커피랑 딸기를 챙겨서
길을떠났어요.
날씨가 어제는 따듯하더니 오늘은 바람이 많이불어 조금 추운듯했어요.
오랫만에 선암사가는길에서 당신을 느꼈어요.
울당신 선암사커피 마시러 그밤중에도 무섭지도 않았는지 밤마다
두시간이나되는길을 다녀왔는지요.
밤중에 아무도 없는길을 어떻게 그렇게 갔다왔는지 당신은 이미
그때부터 세상과 이별하려고 그랬는지 무서움을 몰랐던게 아닐까요.
당신이 좋아하던 선암사커피를 사람들은 알까요!
밤마다 찿아와 마시고 가고 그러던 어느한사람이 이세상에 없다는것을.....
어떤날은 다녀와서 혼자가는 여성분을 만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도 했다고
아마여보! 그여성분도 무서워서 엉겹결에 그렇게 인사했을수도있어요.
나도한번 당신따라 가다가 무서워서 당신손 꼭잡았는데도 어디서 누군가가
나를붙잡을것만 같아 내가 무섭다고 그러니까 "뭐가무서뭐 "하면서
나를 길한가운데로 걷게했지요.
오늘은 우리가 커피를 타가서 거기서 빼먹지는 않았어요
낮이라 그런지 지금은 선암사에서 아주머니가 어묵도 파는데 우리도 하나씩
먹어보니 맛이좋던데요.
나는 불어터진걸 좋아라 하는데 은지네도 그런걸 좋아하구요.
그건 성질급한 몽이가사고 점심은 내가 사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여보! 우리도 아직은 쓸만한지 어떤 아저씨한테 점심얻어먹고 왔지요!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점심같이먹읍시다"이런 소리에도
"그럽시다"하고 대답하는거보면.......
예전같으면 어디 그런일이..안그래요?
몽이네 아저씨라도 옆에 있었더라면 그런일도 없었을텐데
몽이가 원래부터 모르는 아저씨하고도 이야기 잘하잖아요.
오늘도 우리가 어묵을 맛있게 먹으니까 그아저씨가 "하나 먹어도 되요?" 이러니까
"먹으세요! 그리고 맛있는거 사세요"이랬거든요.
여보!나는 원래부터 당신한테 거짓말 못하는거 알잖아요.
밖에서 일어난일들 모두 당신한테 이야기하는거 당신도 아니까
이런 이야기도 했는데 그아저씨도 어디 공무원이라데요.
나는 모르겠는데 몽이가 그러데요.
몽이네 아저씨가 공무원이다보니 몽이는 대번에 아나봐요.
이제 조금있으면 완전히 봄일거에요.
온산에 꽃들이 앞다투어 피겠지요.
오늘도 은지하고 당신하고 원동에서 있었던일 이야기하며 은지도 훌적거리고
나도 목이메였지만 잘참았어요.
난언제나 울서방님 이야기 누구한테라도 자랑많이해요.
우리가 선암사를 지날때쯤에 울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어디냐며
등산잘하고 맛난것도 먹고 그리고 들어가라는 소리에 다들 당신을 닮아
아들도 너무 자상하다고 부러워들 하더군요.
특히 몽이네 아들은 아직 아저씨가 계셔서 그런지 전화를 자주하지 않는다네요.
그집에서보면 울아들은 며느리랑 번갈아 매일 전화하는거 들었거든요.
그집이 부러워하지만 여보! 나는 안스럽고 그래요.
울아들도 당신이 있으면 그렇게 나를 챙길필요가 없을텐데
당신이 엄마잘챙기라는 소리에 아들이 얼마나 어깨가 무겁겠어요.안그래요?
여보! 당신없어도 나는 이렇게 옆에 좋은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잘지내고 있어요.
당신도 그곳에서 씩씩하게 잘지내세요.
좋은 아줌마들도 사귀고 좋은곳으로 놀러도 다니고 즐겁게 지내세요.
당신을 내가알고 당신이 나를아니까 괜찮아요.
나의 눈물인 울서방님!부디 평안하길요~~~~
그리고 아주많이 당신만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