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이리 봄이 멀기만 한지 해만 지면 자꾸만 옷깃을 여미게 되는것이 아직 봄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봐요.
지난 일요일 당신 만나러 갔었는데 당신 알고 있었지요.
아이들때문에 삼키고 있었던 슬픔들을 토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당신보다 앞서가신 큰형님한테 가서 투정도 부리고 당신 부탁도 하면서 그러고 나니 잠시나마 홀가분해졌거든요.
아빠, 당신 보고 나서 내가 도련님한테 들렀었는데 민폐라도 끼칠까봐 냉랭한 찬 공기가 부는것 보고 속으로 한참이나 웃었어요.
당신 안계신 지금 자신이 뭘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고 .....
나이는 다 어떻게 먹어가는지 다소 어이없기도 하고, 만약에 입장이 바뀌어서 당신이라면 절대 그렇게는 안했을것이다 다짐하면서 또 한번 당신의 부재를 실감나게 하더군요.
아빠, 내일부터는 정말로 현장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한없이 힘들게 느껴지다가도 그래도 당신의 두 아이들이 있으니 힘을 내서 이악물고 달려가볼려고요.
항상 당신이 내 등뒤에서 큰 소리로 박수쳐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아빠, 보고싶은 내 사랑, 잘 계시지요.
이 곳에서 못난 마누라 걱정하지않게 편히 쉬시기를 바라며 이만 안녕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