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일은 황사 흙비가 내린다더니 저녁부터 흐려지네요.
어제 교육마치고 늦게 갔더니 국화한송이 살데도 없어서 빈손으로 당신한테 다녀온것 미안하게 생각해요.
아빠, 이번주 한주일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작은아이일로도 그렇고, 기타등등 , 그리고 아직도 당신이 하시던 일 마무리가 안되어서 신경쓰야 하고, 여러가지 그렇네요.
차츰 교육도 마쳐가는데 어디가서 누구한테 활동을 시작해야 하나 싶어서 두렵고 망설여지고 시작도 하기전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넘 복잡하네요.
당신이 그 높은 곳에서 날 좀 많이 도와주세요.
아빠, 아이들하고 살아갈려면 당신마누리 하는 일이 잘되어야 하니까 용기내서 험한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멀리서 박수라도 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빠, 오늘은 토요일 오후라 당신만 돌아오시면 우리 가족 오붓하게 맛있는 것도 시켜서 먹고 할텐데. . . 아직도 바깥의 차소리가 날때마다 혹시나 당신이 돌아오시나 싶어서 자꾸만 신경을 쓰게되네요.
아빠, 작은아이 일본 수학여행은 지진과 방사능누출로 못가고 코스가 변경될것같네요.
어디든 안전한곳에 간다면 보낼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안계셔서 수학 여행 못갔다는 평생 마음의 빚은 안지려고요.
아빠, 사랑하는 내 남편, 너무 멀리 떠나서 못본다해도 내마음속의 등불처럼 영원히 빛날거라고 믿으며 이만 안녕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