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시 꽃샘추위가 시작되는지 저녁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네요.
며칠 조용하던 작은 아이가 다시 소용돌이쳐대고, 당신도 안 계시고 어디다가 의논을 해야할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는 건지 눈 앞의 시야가 안개속처럼 흐리기만 하는군요.
아빠, 한번쯤은 당신에게 행복한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현실은 날 자꾸만 벼랑끝으로 밀어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라립니다.
이러고는 며칠을 내자신이 견딜수 있을까 나도 알 수가 없어 괴롭고 고통스럽고, 당신이 곁에 있다면 당신 손 꼭 잡고 나도 데려가달라고 하고 싶어요.
아빠,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 뭘그리 과한 욕심을 부린것도 아닌데 세상은 내게 단 한번도 따뜻한 손길을 내민적이 없고, 살을 후벼파는 강추위만 몰아칩니다.
아빠, 남은 내 인생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면 아니 아이들만 조금 더 성장했더라도 당신보고 나도 데려가 달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그럴수도 없는 내가 너무 미워집니다.
아빠, 이 시점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 정도가 있다면 당신이 꼭 알려주시기 바래요.
아빠, 당신의 떠난 자리가 너무나 크고 아파서 삶을 지속시키기가 힘이 드는 당신의 못난 마누라 얼마나 밉고 한심할까요?
아빠, 당신이 너무 보고싶은 날 , 어디가서 찾을 수 조차 없어서 아프고 쓰린날, 당신만이라도 편히 쉬세요.
아빠, 내 사랑하는 사람, 안녕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