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제 내가 당신 찾아간 거 당신 알고 계셨지요? 정말 당신 계신 그 곳은 아직 녹지 않은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있고 날씨탓인지 추모행렬의 발걸음도 뜻한것이 당신이 행여나 외로워하지는 않는지 마음 졸이며 갔었는데 역시나 돌아올때는 아쉽고 당신이 보고파서 쉽게 올 수가 없었답니다. 아빠, 큰아이는 대학 입학 준비로 바쁘고 작은 아이는 보충수업으로 바쁜가운데 내 자신만 무기력한 상태로 우울증에 빠진 환자같아요. 내가 정상적으로 지내는 것도 웃기고 그렇다고 모든 걸 손놓고 있기에는 이 모든 상황들이 너무 사치스런게 아닌가 싶어서 의구심도 들고 그러니 당신이 뭐라고 대답좀 해주세요. 아빠, 해가져도 당신의 목소리도 그림자도 찾을 수 없는 이 시간 가슴 한켠이 시려오네요. 아빠, 당신 떠나고 새해에 이어 내일은 또 정월대보름이네요. 당신은 나물도, 오곡밥도,부럼도 다 좋아하셨는데 내일 아침 작은 정성이지만 상을 차릴까합니다. 아빠, 늘상 부족한 부분은 당신이 이쁘게 봐주시고 당신 사랑하는 내맘 변함없다는 것만 알아주시길 바래요. 아빠. 보고싶은 사람,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영원한 나의 사랑 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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