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지금 밤새 내맘도 꽁꽁 얼어붙어버렸네요.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자기 소개서를 쓰다 말고 당신이 그렇게 떠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시키기가 힘이 들테니 자기가 학교를 자퇴를 하겠대요. 이럴때는 내가 어떻게 해야 됩니까? 번번히 말썽피울때마다 그러려니 했는데 만약에 이번에는 당신 안계신걸 무기로 강경하게 나간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잘 모르겠어요. 밤새 생각해도 정리도 되지않고 그낭 자기가 해야 할 학생의 신분만 최선을 다 해주면 더 이상은 바랄것도 없겠는데 당신 작은 아이는 아무래도 나한테는 버겁네요. 당신이 제발 좀 말려주었으면 합니다. 아빠. 이제 고2 올라갈 아이가 자퇴를 하면 먼 훗날 내가 당신을 어떻게 볼 수 있겠어요. 앞으로도 이보다 더 힘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이 생기겠지요. 당신은 좋으시겠어요. 이런 어려운 결정안해도 되고 하늘 나라에서 쳐다만 보고 있으면 되니까. . . 아빠, 하루 24시간 내내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를 남겨두고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렀는지 새삼 당신이 조금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아빠, 당신이 너무나도 그리운 이 순간 당신 알고 계시리라 믿어요. 아빠, 아이들과 내가 언제나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당신이 힘을 보태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빠, 사랑하는 내 영원한 사람, 못난 마누라가 투정부린다 생각하시고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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