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녁 다들 퇴근하고 혼자 사무실에 앉아있습니다. 야간 경비반장님 오실 때까지 사무실을 지켜야하고 그 후에 열람실에 올라가서 공부를 해야됩니다. 이곳 도서관에서 일하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이 되고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스스로에게도 동기부여도 되고 여러모로 저에겐 좋은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 대학 졸업하고 회사취직했을 때 공부가 지긋지긋해서 다신 책을 들쳐보는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인생이란게 뜻대로 흘러가지 않다보니 이렇게 다시 책상머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살아계실 때 이런 모습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후회가 됩니다. 도서관이 작년에 지어져서 시설도 좋고 경치도 좋고 토요일엔 시청각실에서 영화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럴수가 없는 현실이 서글프네요. 오늘은 거기 계신 분들과 어떤 일로 시간을 보내셨나요? 그곳에서도 이곳 사람들처럼 서로 아웅다웅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항상 봄같은 날씨속에서 저희들 기다리시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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