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아빠, 지난 밤도 편안히 잘 쉬셨는지요. 아무것도 실감나지않고 믿기지 않지만 그 사이 딱 한 달이 되었네요. 당신이 계실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 건 전혀 없는 것 같은데 단 하나 당신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픔이고 슬픔이네요. 아빠, 지난 일주일은 너무나 추위가 기세를 떨치더니 오늘 많이 따뜻해진것 같아요. 몇시간 있다 당신뵈러 갈게요. 어제는 아이들데리고 막내형님댁에 다녀왔습니다. 형님이 나 혼자 있으면 쓸쓸할까봐 아이들 맛있는것도 사주고 하신다고 이것저것 챙겨서 주셔서 많이 들고 왔습니다. 마트를 다녀오다가도 늘상 당신 생각을 지울수가 없네요. 집에 들어왔다 마트갔다고 하면 꼭 나와서 짐을 덜어주던 당신이었고 길치인 나에게 늘상 어떻게 가야 한다고 방향을 일러주던 참으로 자상하고 한없이 사랑스러웠던 당신, 저번에 범어사 단풍이 너무나 아름답게 물들었들 때 같이 가서 사진을 못 찍고 그냥 온 것이 후회가 너무나도됩니다. 이승에서 당신과 마지막 추억사진이 될 수도 있었는데. . 그래도 그 날 당신이 호호 불며 까서 입 안에 넣어주던 군밤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아빠, 멀리서라도 우리 아이들 자기 갈 길 , 그리고 건강도 잘 지켜봐 주시고 당신을 하늘같이 믿고 있다가 이 세상에 달랑 혼자 남겨진 당신 마누라도 좀 지켜봐주세요. 아빠, 날씨가 너무 추워서 갈 길을 몰라 헤메지도 마시고 부디 따뜻하고 좋은 길 찾아서 편이 쉬세요. 당신 따라 함께 하지 못하는 못난 마누라도 이해해주시고 나중에 봐요. 어빠, 영원히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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