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아빠! 오늘 병원에 가서 진찰하는데 의사가 집안에 무슨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는가 하고 물어서 당신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내일 사진찍어보자고 하더군요 차를 병원옥상으로 가지러 가면서 엘리베이터 를탔는데 거기서 그냥 나 나름대로 막 엉덩이춤을 잠시 추면서 거울에비친 내모습을 보다가 잠시인데도 당신이 웃으며 "당신은 어떨때는 어린애같아" 하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웃음이 나더군요. 그러고는 그래 하늘의뜻에 맡기는거야 하고 마음편히 집으로 와서 TV이를 켰는데 재방송인데 김길수의난 이라는 인간극장에서 한건가봐요. 거기서 주인공이 교사고 그래서 편히 살수있는데도 교직에서 물러나 한겨울이 아직인데 중고버스를 구입해서 집을팔고 그돈으로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사는게 나오는데 가다가 햇살좋은곳에 성질급한 봄나물들을 캐서 전도 부치고 향기가 좋은 냉이로 국끓여 먹으며 눈이쌓인곳에 아이들 변기도 닦고 그러며 가다가 개울에서 빨래도 하고 어디든지 가다가 차를세우고 근사하진 않지만 밥상을 차리는걸 보면서 우리도 한때 저런걸 꿈궜지만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지 하는 생각이 들데요. 아마 내가 ok했더라면 당신도 그주인공 처럼 그렇게 자유로이 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우리도 어느해 여름에 아이들을 싣고 동해안으로 무작정 떠나면서 라면이랑 쌀 반찬거리 버너를 싣고 이부자리와 텐트도 싣고 그렇게 룰루랄라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가 영해에서 텐트를치고 참!어망도 준비했다. 그걸로 숭어새끼인데 뭐라고 부르더라~ 아무튼 아들내미하고 그거 잡아서 좋아라 회를 무처먹어도 남아서 그옆에 텐트에 나눠주고 그러면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그곳에서 한삼일 있었나 이제 다른곳으로 가자 하고는 불영계곡으로 들어갔는데 옆에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곳에서 우리만 자려니까 아이들도 무서워했지만 사실 나도 무서워서 우리가 어디 민박집이라도 찾아서 자자고 당신한테 졸라대는통에 급히 마을로 내려와 민박집에서 1박을하고 또 서둘러 대관령으로 향했지요. 갈때는 흐리던 하늘이 대관령이 가까워 오니까 장대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휴게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차안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고 비가 쏟아지는데 비를맞으며 차 트렁크에 있는 밥이랑 버너 김치 와 라면을 꺼내와 팔걸이 사이에 있는 박스위에다 버너를 올려놓고 라면을 끓여 밥말아 먹는데 아이들도 아직까지 그말을 하잖아요 그맛이 정말 끝내줬다고요. 그러고 보면 당신은 순발력이 정말 뛰어난 사람이에요. 그렇게 거기서 또 서울로 향했지요.롯데월드 구경하고 아이들 놀이동산에서 놀게하고 거기서 또 어느 여관에서 옷을빨아 널어놓고 여관방에서 음식해서 먹고 그러고 또 경기도에 있는 에버랜드로 가서 온갓 구경을 하는데 아이들이 이제는 즐겁지 않다며 집에 가자고 졸라댔지요. 그래도 거기서 또 천안에있는 당신친구집 용구씨네집에가서 하루 보내고 다시또 길을 달려 순천 형내가서 몇일 지내고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거제도에 있는 고모네로 가서 거기서 또 몇일 보내고 아마십몇일만에 집으로 돌아오고는 아이들이 어디또 가자고 그러면 "아니요!엄마아빠만 다녀오세요!"했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도 꽤나 자유롭게 산거같은데 어디 병날때가 있다고 그런 병에 걸린거에요. 그래서 당신때문에 나까지 조금만 아파도 별별생각 다들게 하고..... 아무튼 오늘 그런생각이 갑자기 드는거야~우리도 당신이 회사 그만두고 그양반처럼 그랬으면 어땠을까! 인생이 지금보다 달라졌을까! 그런것도 아무나 하는건 아닌데 그게 길어 졌더라면 내가 또 가만있었을까 하는 자기반성!내일 아침일찌기 초음파 검사하고 다음으로 내시경하고 그러기로 예약하고 오늘밤부터 아무것도 먹지말고 굶으라네요. 조금은 떨리지만 뭐 담담하려고요. 내일일은 내일 하라던 당신말대로 그럴려고해요. 내일 잘하고 와서 이야기해줄께요. 오늘밤도 당신만 사랑하는 아내 원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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