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은 초파일 이라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무 할일없이 빈둥거리는것도 못할짓이네요
먹고싶지 않아서 나먹자고 만들기 싫어서 있다가 보면
어느새 배에서 신호가오고 당신먹고남은 커피를 마셔보고
그래도 배가 고픈거 같을때 당신앞에도 밥상을 차리지요
집에있을때도 쉬는 날이면 밥늦게 주더니 집떠나서도 그건 여전히
그렇게 하며 살고있네요.
배가 고프다는것도 살아있다는 증거일텐데
그런것조차 어떤때는 사치같아 싫어질때가 있어요
어젯밤에도 공주는 늦게들어와서 오후가 되도록 일어나지 않더니
열두시간도 넘게자고 일어나서 또 나갈준비 하는거에요
당신이 옆에있었다면 또"야발녀"라며 놀렸겠지요
그애도 당신이 그러며 놀렸다고 하면서 '아빠딸이 예뻐서 그런걸 어떻해!"
이러며 또 영화보고 그런다며 밥도먹지않고 나가고 또다시 혼자가 되었어요.
당신이 있었으면 이런날 서면가서 우리도 영화한편보고 맛있는거먹고
그리고 복권하나사서 집으로 고고하면 되는데.........
뭐야! 나혼자 내버려두고!!!
나는 당신없으면 안된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모진말도 했구만 결국 내가슴에 못질만하구 말았잖아요
그전에는 종교는 달라도 202호 형님따라 절에갔을때 비빔밥 얻어먹고
맛있다며 다음에 또오자고 그랬었지요
그곳에서 202호아주버님하고 부처님뵙겠네요
하기사 울어머님은 불교시니까 어머님이랑 함께 뵈었을것 같네
그러고보면 울어머님은 종교가 달라도 타박도 않으시고 우리종교를
좋아라 하시고 어느날은 나를따라 성탄절에 우리성당에도 오셨더랬지요
내가 일요일날 어머님댁에가면 '성당다녀왔나!"라고 물으시기까지 하셨지요
맨처음 당신하고 만났을때 이미 당신집에서 당신혼자만 군대에서
영세받고 신자가 되어있었잖아요.
어머님은 그래서 그랬는지 어느날 절에가셔서 나를 그곳으로 부르셨어요
거기서 밥한술 먹으라고 그랬는데 나는 이미 밥을먹어서 먹지않았는데
절이라서 안먹는줄 아시고 "절밥이 맛이괜찮다! 한번먹어봐라" 이러셨는데
맛이없어 안먹는게 아니고 밥을먹고왔다니까 많이 아쉬워 하셨어요.
우리성당에서는 석가모니부처님도 성인이시라 존경을 표하고있어
니종교 내종교가 없이 예를 표하고 있잖아요
신부님께서도 시어머님이 절에가서 절하기를 강요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시면서 눈에 보이는 부모님 말도 듣지않으면서 어떻게 보이지않는 하느님을
믿느냐시며 절하면서도 내하느님 생각을하면 된다는 말씀이셨어요.
우리어머님도 절을 믿으시며 종교생활 열심히 하셨는데 울아들이 신학대학가서
신부가 된다고 그러니까 절에가시는걸 소홀히 하셨던거 같아요
'우리손자가 신부가 된다는데 내가 어떻게 절에가" 하시며 당신딸들에게
너희들은 성당에 다니거라 좋더라!"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께 당신아들을 내게 불평없이 주시고 사랑해주신 어머님께
당신이 대신해서 내가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있다고 전해주시고
나도 어머님 표양따라 좋은시어미가 될테니 지켜봐주시라고 안부전해주세요.
사랑하는 나의서방님!
이렇게 좋은 석탄일에 당신이 평안하기만을 빌며 이만 줄일께요
당신을 아주많이 사랑하는 마눌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