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외손자 왔습니다. 하하하
벌써 3월이 되고 봄이 오는 것 같다. 나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지롱. 그리고 저번 휴가도 잘 다녀왔다. 2월에 엄마 아빠랑 나랑 다같이 간 거 기억하지? 그때 꽃은 내가 산 거지롱. 그날에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을 건데 옆에 다른 가족이 찾아와서 약간 일찍 나왔다. 하하, 아쉽지만 거기가 다같이 사는 집이니 서로 이해해야겠지. 그리고 엄마가 할머니께 내가 산 꽃을 잘 보여 드렸으니 더욱 기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저번 휴가는 비가 와서 좀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도 갈 데는 다 갔다 왔지롱. 해운대, 송정, 광안리 등등 늘 가는 데는 다 다녀왔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새로운 샤브샤브 집에 갔는데 거기는 시간 제한이 있었어.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그냥 먹다가 점원이 시간이 다 됐다고 나가라고 하더군. 그러나 우리는 계속 버텨서 죽도 해 먹고 왔다. 하하하. 할머니가 계셨다면 그 점원을 손쉽게 물리치지 않았을까? 또 지금은 가격이 올랐지만 500원짜리 커피도 먹어봤다. 기계에서 스스로 커피가 나오는 건데 신기하고 좋더라. 서면에 있는 한정식 뷔페도 다녀왔는데 아주 맛있고 좋았다. 거기 백화점이 폐점한다고 하던데 그 뷔페라도 계속 운영했으면 좋겠네.
이제 전역이 8달 정도 남았지롱. 그리고 내가 군대에 간 지도 1년이 넘었어. 시간이 어떻게든 가는 것 같다. 또한 아마 이번주 화요일이 할머니 생신이셨을 거다. 그래서 저번 일요일에 미리 엄마 아빠가 외삼촌께 가서 맛있게 밥을 해서 먹었을 거야. 새로운 댁에서 맞으신 생신도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그 댁에서는 더더욱 풍요로운 생신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오늘은 할머니께서 새로운 댁으로 이사가신 지 6달이 흐른 날이기도 하네. 뭔가 이 상황이 익숙해 지면서도, 한번씩 할머니께서 원래 계시던 곳에 딱 다시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이 군대에 혼자 누워있을 때 잘 든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할머니의 정신만큼은, 나와 엄마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언제나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허허.
그래, 이제 곧 핸드폰을 제출해야 한다. 따사로운 봄이 올 때 까지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조만간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외할머니! 사랑해요! 안녕히 계세요!
2024년 3월 2일
외손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