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장인어른께,
사람들은 유명인들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더라도 평생 기억하곤 하죠. 아버님을 몇번 뵙지는 못 했더라도, 제 마음 속엔 그 눈빛, 그 말투, 그 몸짓 등이 고스란히 기억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특히 결혼전 떨리는 마음으로 찾아뵈었을 때, 편하게 대해주시면서 딸에게 잘하라고 하신 말씀은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말씀 따르겠습니다.
마지막에 메모로 적어놓으신 책 ‘피츠버그의 빈민가에 핀 꽃’을 주문해서 오늘 받았습니다. 첫 표지에 있던 “난 너를 믿어.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글귀를 마지막으로 저에게 주시는 말씀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출상전에 장례지도사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 일을 오래 하면서 보니, 상을 치른 후 어떤 집은 잘되고 어떤 집은 그렇지 않은데, 고인께서도 분명히 남은 가족들이 서로 위로하면서 잘 살아가길 바라실 겁니다”. 저희는 아버님의 배려 속에서 6일이나 아버님을 추모하며 서로를 위로했고 이전보다 더욱 가까워졌어요. 남은 평생동안 더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살아가겠습니다.
아버님.. 너무 갑자기 떠나가셔서 너무나 아버님의 빈자리가 크고, 아쉬움과 그리움이 큽니다. 어떻게 하면 그 빈 공간을 채울 수가 있을까요? 가능하긴 할까요? 이 부분은 살면서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그곳에선 평안하게 쉬고 계세요. 종종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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