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 * * *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 *** *** *** 외할머니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 죽여 우는 엄마를 보고도 아!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 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 속 사진으로만 우리 곁에 남아 있을 때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인 줄을 알았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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