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잘지냈어요?
나는 잘지냈는데.........
조금 힘이 들긴했지만 나는 씩씩하잖아요
당신이 봐도 잘살고있어서 마음이 놓이지요?
그러니까 내걱정은 하지말아요.
나는 당신이 잘지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 고생많이 했으니까..
아버지,남편자리가 뭐라고 그렇게 애쓰고 살아야 했는지
당신이 집이랑 처자식을 목숨처럼 아끼는 사람이 집을떠나
몇년씩 떠돌이 생활도 마다않고 고생한 보람으로 우리들은 그간
고생도 모르고 편안히 생활하며 살았어요.
어디에서 본건데 가시고기 라는 말요.
자식에게 마지막까지도 자신을 내어주는 가시고기 이야기요.
나는 당신이 가시고기였지 싶네요.
어저께도 당신매형 정현이 아빠를 보니까 저렇게 사니까 오래 사는구나 싶을 정도로
다른사람이야 어찌 됐던간에 자기좋으면 그만이고 자기때문에
고생하는 자식은 안중에도 없이 사는거보니 나이가 들어도 변치않는 모습에서
오히려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그렇게 사니까 스트레스나 뭐 그런거는 받지않으니까 병도없을거 아니에요.
그러고 보니까 그전에 당신 오산에서 근무할때가 생각나네..
그때 우리아들 군대에 면회가려고 내가 여기서 오산까지 기차타고 가서
당신이 밤에 나를 데리러 역으로 왔잖아요.
트럭을타고 도착한곳이 마을회관이였지요
그곳에다 방을 얻어놓고 인부들하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가본 그곳이 얼마나 열악하던지 내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거에요.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문짝도 맞지않는 그런곳에서 낡은 프라스틱 바가지에
세수를하고 허술한 부억같은곳에서 겨우 씻을수있는 그런곳.
어엿한 집을 놔두고 돈벌거라고 그먼곳에서 그렇게 고생하며 지내면서
한번도 그런곳에 있는 내색한번 하지않았지요.
나는 그런것도 모르고 맛있는거 먹으러 친구들과 돌아다니고 그러는데도
한번씩 집에오면 나를 백화점에 데려가서 예쁜옷과 신발도 잘도사주고
그러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한테는 한번도 쓰지않은 당신!
당신떠나고 신발장을 들여다보니 변변한 신발 한켤레 없어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내가 무심한 마누라였지요.
내꺼 사주면 좋아라 철닥서니없이 굴었으니까요.
남편이 그렇게 열악한 곳에서 고생하는것도 모르고 더 많은걸 바랬으니까요
죄받은걸거야.....죄받아 마땋하지...
오늘에야 생각한건데 이러고도 당신하고 살고싶다며 붙잡는건 내욕심이지요?
당신은 그곳에서 좋은사람 만나서 잘살고 있으세요.
나는 이곳에서 당신을 사랑하며 살께요
그거마져 못하면 살수없을거 같아서 그래요.
차마 염치없어 더는 다음에도 당신 여자로 만나자면 안될거 같아서
그래서 그래요.
당신은 나없으면 안된다며 다음생에도 나하고 만나겠다고 그랬지만
내맘도 당신하고 꼭 만나 다시한번 살고싶은데 욕심일거 같아서 그래요.
그래도 당신이 좋다면 괜찮다고 그러면 기다려줘요.
내마음 하나만 보고요.......내맘 알지요 여보! 내게 숨이 붙어있는한
나는 당신밖에 없어요 그리고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