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아침에 우리가 즐겨보던 인간극장에서
삼형제가 있는데 둘째가 암에걸렸는데 수술하고 그랬는데
다른곳에 전이가 되어 항암 두번하고 시골로 내려와 요양하는데
형제둘이,위에형님하고 아래 동생이 형제를위해 하던일들을 팽게치고
시골에서 농사도짓고 무료해할 형제를위해 병아리를 사다 농장도 만들고
새벽같이 일어나 산속을뒤져 암에좋다는 망개나무 뿌리도 캐고
산도라지에 잔대 같은 뿌리들을 캐다가 동생을 먹이려고 서로 양보하고
그러는걸 보는내내 가슴이 뭉클하면서 우리는 병에걸린 당신을위해
뭘했던가,하는 반성이랄까,아니다 회한이 밀려오대요.
당신이 아프면서 우리가 시골에서 투병생활을 하면 좋아질까싶어
순천형한테 빈집좀 알아봐 달랬더니 한참이 지나도 무슨 말이없었지요.
애써 좋은쪽으로 생각하며 그동네에서 병든사람오는거 싫어하나보지뭐!
이랬지만 나는 속이상했어요.
오히려 아무 피도 나누지않은 김준형님이 당신을 가슴아파하면서
자기네 시골집이 낡기는했지만 자기시골후배한테 말해서 손좀보라고 할테니
아쉬운대로 거기로 가있으면 자기도 시골로 온다며 우리를 위로했지요.
그래고 김준형님이 당신한테 좋다는거 다해서 주일마다 내려오고
아픈 당신도 불쌍하고 가슴아프지만 내가 불쌍해서 속이상해 울며 내려간
속깊은 그분들을 내가 어찌해야 은혜를 갚으며 살른지요.
형제가 많다면 당신만 한 사람이 또없겠지만.
이제와 그런말 하면 뭐하냐고 당신이 타박하겠지만 왠지 속이상해서요.
미안해요! 남탓할게 아니고 나자신은 뭘했던가!
내가 다른사람하고 달랐던것도 없으면서 남탓하는게 우습네요.
그냥 울기나 했으면서.....아니 오히려 아픈사람한테 투정부리고 때쓰고.
철없는짓은 독으로해놓고 서운한것만 떠올리고......
철없는 당신마누라가 이래요.
어떤 사람은 아내가 다처 식물인간이 되어서 4년을 지냈는데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살려놓은 사람도 있더구만 나는 도대체 뭘했는지.
당신은 이러는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할테지요.
오늘 많은걸 느끼면서 기운이빠져 힘들어서 우황청심환을 다 먹었어요.
여보!날 용서해줘요.철없이 굴었던것도 당신은 잊버렸을테지만
미안한게 어디 그뿐일까마는 용서해주세요.
이담에라는 말은 하지않을께요.
부디 모든것 잊고 평안히만 있어주세요.
당신을 사랑한다는 그것만 이쁘게 봐주고 여보!
너무너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