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 종건이가 결혼을 했어요.
울아들도 어젯밤에 내려왔다가 아까 올라갔어요
구룡포에서 처 할머니까지 장인장모님이 오셨다나봐요
내일 처제도 서울서 내려오구요
그러니 사위라고 하나있는게 어서 올라가야되서 올려보냈는데
서운해도 어쩌겠어요 조금 참고있으면 곧 휴가때 당신한테 갈거니까
너무 서운해 말고 기다려줘요
오늘 종건이 결혼식에 우리세식구 모두 참석하게 됐어요
울딸차가 작아도 외제라고 그렇로 웨딩카로 써서 울딸이 운전해서
공항까지 종건이를 데려다 주고 왔대요
예식장에 주례성당 사람들이 많이들 왔더군요
그러고 홍석신부가 멀리 예천 군종성당에 있는데 그멀리서 와서는
축가까지 부르고 우리보고 여름에 사제관옆에 별장이 있는데 거기와서
쉬고 가라고 하면서 우영이보고 어서 조카낳아달라고 조르는거에요
홍석신부가 듬직하니 보니좋더군요
당신장례때 수고많이 해주고 사진으로까지 남겨주고 아들친구잘둬서
행복했지요?
아마 그런 친구들 덕분에 성모님따라 잘갔으리라 믿어요
오늘도 종건아버지는 싱글벙글 좋아라 하는거 보니까 부럽드라
당신도 얼마나 울며느리를 이뻐했을까.......
종건이 색시가 종건이보다 세살 연상이라 그러는데 그애가 혈혈단신이라네요
부모님이 일찍이 돌아가셨나봐요 그래서 작은 아버지밑에서 자랐나본데
그래도 티없이 보이고 키도큰게 늘씬하니 이쁘더라구요
종건네가 예뻐해주기를 기도했어요
울딸내미 사귀는 운경이하고 어젯밤에 맥주한잔 했어요
요밑에있는 당신단골이였던 안경점옆에있는 생맥주집에서 한잔하면서
당신이야기 많이했어요
그러면서 울컥울컥 울딸내미를 그애한테 부탁했어요
당신이 그리워 눈물지을때 안아주기를........
당신빈자리가 허허로울때 체워주기를 부탁했어요
그애라면 그렇게 할거같아서요
이제 울딸만 마음열면 되는데 울공주는 결혼할 마음이 아직은 아닌가봐
이제부터는 운경이 몫이라 그애한테 맡길라구요
당신말대로 혼자보다는 둘이 좋은거같고 내 이기심때문에 욕심때문에
언제까지 그애를 그렇게 나이들게 놔두면 안될거같아서요
나도 우리애들 모두 보내고 당신이랑 편히 지낼래요
여보! 나한테는 당신밖에 없어요
영원히 내곁에서 나랑 같이 할거니까.....
예전에도 당신이 그랬지요
"나는 당신이 나한테는 제일먼저야!"
그래도 그때는 당신하고 아이들을 비교해서 누가더 우선이라는
순위를 매긴다는거 우스웠어요
당신은 언제든지 내곁에 있을거고 아이들은 곧 내곁을 떠날줄 알았거든요
그랬는데 아이들이 떠나기도 전에 당신이 먼저 가버릴줄 진짜 몰랐어요
그래서 당신 떠나고야 나한테도 당신이 제일 먼저라는걸 알았구요
당신은 영원한 내반쪽이고 내자신이기때문에 영원히 나랑함께 할거라 믿어요
당신은 내꺼!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