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어젯밤에 울이쁜공주가 퍼즐맞추기 하는걸
사들고 일찍 들어왔더군요
그런걸 하면 치매같은게 걸리지 않는다고 하면서요
낮에는 전화가 왔는데 한자첫걸음을 신청해놨다구요
내가 그전에 큰집에 제사지내러 가면 경만이가 지방을 써놓고 가지 않았다며
용수형님이 뭐라고 그러면서 쓴것이 영 마음에 들지않는거에요
그래서 내가 잘배워가지고 멋들어지게 써줄라고요
무엇보다 나한테 좋으라고 우리딸내미가 마음을 쓰고있는거겠지요
복지관 다녀와서 뒷산으로 강아지 산책 시키러 가면서 몽이네하고 같이갔거든
그런데 몽이네수경이가 결혼하고 처음맞는 어버이날에 몽이네 아저씨
점퍼를 좋은걸로 사줬다고 자랑하는거야
그이야기 들을때는 뭐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퍼즐하다 늦게 자러들어가
잠자리에 누웠는데 당신도 울공주가 수경이보다 더 좋은거 사줄텐데
점퍼만 사줬을까 그보다 더한것도 사들고 왔을텐데 생각하니까
걷잡을수없이 눈물이 흐르는거에요.
울공주가 당신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했던가요.
또 당신이 그애라면 끔찍히도 아껴서 김밥꼬투리 하나도 먹이지않고
옷도 꼭맞는것만 백화점에서 사입히지 않았던가요
그애가 원하기도 전에 뭐든 넘칠만큼 해주었더니 그애도 우리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자라 취직도 좋은데해서 우리를 기쁘게 했지요.
그런 울공주가 어버이날이 돌아오면 언제나 우리한테 필요한걸 사오고
당신 핸드폰도 좋은걸로 사줬다고 마지막까지 들고 문자보내고 그러다
나보고 당신폰 쓰라고 했지만 그건 당신 보물이라 내가 써서 망가트리면
안되기 때문에 고이 간직하고있어요.
당신이라면 끔찍하게 생각하던 울딸내미가 지금도 당신때문에 한번씩
베겟잇을 적시고 있어요.
비단 그애뿐일까요,우리식구 모두 그렇게 한번씩 가슴아리를 해요
오늘 아침에 울공주한테 그이야기를했더니 나를꼭 안아주면서 "우리엄마 어떻하나!"
이러면서 나보고 당신몫까지 모두 받으며 살라네요
하지만 그런것도 마음아파요
당신이 받아야되는걸 내가 가로채는거 같아서...
요즘은 울공주를 좋아하는 녀석이 나타났다고 그랬잖아요.
그놈아가 우리공주를 꼬시느라 날린가봐요
뭐 나한테서 울딸을 뺏았아 가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나
내참 누가 주기나 한다나! 안그래요?울공주가 아직까지 지켜보겠다고 그랬다는데
자꾸만 마음을 열어달라고 조른다면서 오늘아침에도 울공주차가 그냥있어서
물어보니까 그놈아가 자기차로 아침부터 데리러 왔다네요.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 이야기하고 그래야 하는데 서로 자기차타고 오는것도
우습던가봐요 따라와서 현관앞까지 바래다 준다네요 위험하다고.......
내가 한번 봐야겠지만 아까운 울딸을 어느녀석에게도 주기싫은데 어떻해요!
이제까지는 이런 애가 없었는데 강력한 자슥이 나타난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직까지는 좀더 두고 보다가 내가 한번보고 아니면 빨리 단념 시키려구요.
남의아들 속아리 하지않도록.....
한번씩 당신한테 소식전해줄께요 당신도 지켜보세요.
이제 몇일 있으면 당신기일이라 우리가 갈거에요
우리는 당신제사라고 하기싫고 그냥 당신을 기억하는날로 당신과
맛있는 저녁먹으며 지내자고 그랬어요.
아들이 당신이 좋아하는게 우리도 좋아하는거라고 맛있는거 해놓으라고 그러네요
그럴께요,당신도 부모님 모시고 오세요,기다릴께요!
그리고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