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 뭐하며 지냈어요?
나는 오늘도 복지관 다녀와서 몽이네하고
뒷산으로 산책다녀 왔어요.
복지관에 봉사할동온 경남정보대 교수님이 나를보고
이제는 많이 좋아보인다며 나이보다 젊고 활발하게 사는거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위로를 하더군요.
그분이 작년에 많이 힘들어할때 두손을 꼭쥐어주시던 분이거든요
나는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모르게 티가 났던가봐요
하기사 작년까지 머리도 많이 빠지고 그랬거든요
여보! 참 힘든게 저녁때인데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는거에요
내가 당신이 알다싶히 뭐든 만드는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해놓고
당신이 해주는 칭찬한마디면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거든요
"여보!오늘저녁에 당신잘하는 아귀수육좀 해봐요!""알았어!까짓거"
이러며 개금시장이나 부전시장으로 가서 이거저거 사들고
당신퇴근시간맞춰 뚝딱 만들어 놓고 와사비소스도 곁들여 놓고
당신이 어디쯤일까 문자를 넣으며 "여보!사랑해,어디쯤이야?"
"미투!다왔슴!"
그러고 살다가 이저녁에 아무 할일이 없다는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당신이 알까!
당신도 알겠지요.
누구보다 내가 해주는 음식이 제일맛있다고 자랑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뜨게질도 눈이아파 못하고 고스톱이나 당신한테 이렇게 하소연 하는거
이거말고는 아무짓도 할게없어요
아무짓도 안했구만 하니까 생각다.
그때 택백형님내 결혼식 가면서 치질수술하고 퇴원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강원도까지 장시간 가려면 힙이 많이 아플꺼 같다며 병원에들러 구멍뚤린
방석을 제일비싼걸로 사서 앉으라고 깔아주고 순천형수랑새벽길을 나섰지요
당신이 나한테 지극하게 하는걸보고 당신형 흉을보면서 많이 부러워하셨구요
그렇게 동해안으로 구경도할겸 해안도로를타고 올라가다보니 바닷가에
예쁜꽃이 피어서 향기를뿜어댔지요
형수하고 당신은 무슨꽃인지 참예쁘네!하는데 내가 보니까 해당화였어요
장미가시같이 가시가 굵지않고 잔가시가 촘촘한게 꽃잎은 홑잎에 붉은색하고
연분홍색 진한 진달래색이라고 해야 맞나 하여튼 향이 끝내줬지요.
해안도로를따라 끝없이 이어진 해당화꽃!
형님이랑 가시에 찔려가며 잔것으로 몇포기뽑아 차에싫으려니까 당신이
"저기 당신잡으로 온다!" 이러면 "아무짓도 안했어요!" 이렇게 시치미도 떼면서
지루한줄도 모르고 다녀왔지요
이맘땐데 지천에 널려있는 꽃들이있어 지루한줄도 모르고 일곱시간을
달려 도착한 강원랜드!
나도 운전할줄 알면서 당신혼자 왕복 열네 시간이나 운전하게 만들었는지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아파요.
그때는 내가 퇴원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신피곤한줄도
몰라주고 그랬나 싶은게 두고두고 미안해요
이런 나를 뭐가 그렇게 좋다고 지겹게 운전하면서도 오징어사서 입에 넣어주고
그랬는지,당신이 그러니까 나밖에 모르고 살았지!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내생각좀 그만하고 당신생각좀 했더라면 내가 이렇게
가슴아프지 않을텐데요.
이렇게 가려고 그랬는지 2008년 한햇동안은 유별나게 많은 추억을 쌓았나봐요
여기저기 가기도 많이 갔고 술도 많이 먹을일이 생기고 사람들과도
어느때보다 많이 어울렸구요.
우리 이런날 다시올수없다는걸 당신이 예측이라도 했을까!
알수없었겠지요...어느, 우리가 거스를수없는 신에의해 뜻하지않은
이별을 했지만 우리인연 여기서 끝나지 않았음을 당신 잊지마세요.
이다음에도 우리 못다한 인연 이어 질거라 믿으며 오늘도 이만 줄여요.
여보! 아주많이 보고싶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