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는 오늘요 몽이네랑 일찍부터 엄광산으로
산행을 갔었어요.동의대 뒤로해서 올라갔더니
와~철죽이 장관을 이루고 있더군요.당신도 알지요?그길!
그때 당신이 오르다가 이름모를꽃을보고 나한테 이건뭐냐고 물었던 그길!
그길은 딱 이맘때 당신하고 우리 두집이 커피하고 떡 조금하고
배낭에다넣고 헉헉거리며 오르던 그길에 변함없이 철죽이 두번 피고 지는데
울당신만 우리곁에 돌아오지 않고 있네요.
몽이는 아무렇지않게 나한테 산에가자고 조르지만 사람들이 눈치없다고 흉보면
어떻하나싶어 거절하려해도 늙으막에 둘이만 가는것도 재미없다며
자꾸만 잡아끌어 할수없이 따라가지만 솔직히 당신생각이 많이나고
외롭고 쓸쓸해 미치겠어요.
이런맘 당해보지않으면 모를거야...
차라리 가지말걸 그랬나 싶기도하고 또 혼자서는 산에갈 엄두고 나지않고...
그래서 할수없이 흉보거나 말거나 따라나서고 있으니까
당신이 이다음에 몽이내한테 신세진거 돌려주세요.
오늘도 우리가 자주가는 그집에서 막걸리 한사발을 시키고
시락국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는데 잠시 당신생각에 목이메이는데
티도 낼수없잖아요.그냥 우걱우걱 입에다 넣었어요.
당신이라면 두부도 시켰겠지만 시락국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병을
셋이서 한잔씩 나눠마셨는데 너무 취해 다리가 풀려 근근히 내려왔어요
누가봤으면 소주한병은 마신줄 알았을거에요.
막걸리 한잔에 그렇게 취했다면 다들 흉볼거야...
아무튼 우리셋이다 취해서 도저히 엄궁쪽으로 갈수없어서
다시 동서대쪽으로해서 내려와 택시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딸내미는 목욕갔다오더니 백화점으로 구경가자 그래서 갔다고 또
원피스하고 가디건까지 한벌사서 입고 모임한다고 나갔어요.
당신말마따나 우리는 나가면 안되요.
둘이는 통제가 안되는 사람이잖아요,
시집은 가려고 하지도 않고 옷사입고 차사고 그러고 사네요
하기사 그것도 엄밀히 따지면 자기개발이고 투자가 아닐까요
오늘 하도 돌아다녀 다리도 아프고 그러네.....
당신도 알잖아요 나는 조금만 피곤해도 입안에 병도나고 그러는거
혓바늘이 돋고 피곤하고 그렇네요.
일찍 자볼까해도 잠도 오지않는건 무슨일인지
내가 잠꾸러기였는데이렇게 된거봐요.다 당신이 없으니까 그렇지...
나이제 좀 쉴거에요 당신도 잘자요
알라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