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아빠!
오늘저녁은 왜이렇게 심심함이 더할까!
남들은 저녁한다고 바쁜 시간에 나는 아무것도 할게 없는게
너무 무료하다고 해야하나!
그전에 당신퇴근하면 국수만들거나 수제비하던 때가 제일 행복했나봐요.
그때는 ,그런 일상이 가끔은 짜증도 났었어요.
날마다 반찬해대는게 힘들었거든요
내가 가끔 짜증을 낼라치면 "여보!아무거나해요,국수나 수제비도좋고"
그런거는 별반찬없이 김치하나로도 족하니까 얼씨구나 하고 좋아라
수제비로 만들어놓고 당신오기를 기다렸다가 베란다로 내다보면
당신이 성큼성큼 우리라인쪽으로 걸어왔지요
얼른 현관앞으로 달려가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어놓고 땡!하고 엘이베이터가 멈추는소리를 듣고 내다보면
웃으며 내리던 당신이 그리운 밤이네요.
어떤날은 전화해서 내가좋아하는 참외를 사들고 짠! 하면서 내밀던 당신인데......
이밤 못견디게 당신이 그립네요.
내사랑하는 당신!어디로 사라졌나요!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를두고 어디로 갔나요!
그전에 우리우영이 임신했을때 12월달인데 어디서 옥수수삶는 냄새가 나더니
또 싱그런 참외냄새가 나서 먹고싶어 미치겠는데 밤중에 어디가서 살때도없고
지금은 시도때도없이 돈만있으면 살수있는세월이지만 그전에는
어디 살때도 없었지요.
그런데 아마 이때쯤이였는거 같아요
지금처럼 참외가 아이주먹만 한것이 가계에 진열된걸보고 당신월급타면
사먹어야지 그랬는데 그달월급이 이것저것 내고나니 참외같은걸
사먹고 그럴 형편이 아니여서 펑펑 울었더니 당신이 애처러웠는지
나를 달래면서 다음달에는 더많이 벌어올께 하고는 나가더니 참외를 사들고
들어와 내앞에 내밀었지요.
철닥서니도없는 나는 울다말고 헤헤거리며 참외를깍지도 않고
그냥 우걱우걱씹어 먹는모습을보고 가슴아팠다고 훗날 말하면서 놀렸지요.
그후로도 참외만보면 그때일이 생각난다며 사오던 울서방님.
이제 그누가 당신만큼 나를알까요!
당신이 이세상과 이별하던날 나의 인생도 거기서 끝이났어요
여보!
지금도 훌적거리는 내모습에 아파할 울서방님 때문에 이제 그만쓰려구요
오늘밤 당신이 행복하기를 빌며 당신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