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주무시는데 제가 깨우지는 않았는지, 아마 당신이 계셨다면 잠 안자고 이러고 있다고 잔소리 조금 들었지 싶네요.
여기저기 하얗게 핀 목련과 잔뜩 꾳망울을 머금고 있는 벚꽃이 이 새벽에 내리는 빗물에 제대로 활짝 꽃을 피울수 있을지 괜한 걱정도 해보며 피곤은 한데 오지않는 잠탓에 , 당신이 보고싶어 눈물을 쏟아내 보다가 생맥주 한잔 생각도 났다가 온통 어지럽네요.
아빠, 일이라고 시작해서 아직은 두서없이 바쁘기만 한채 하루하루를 보내고는 내가 이렇게 잘 버티고 있는것도 다 당신이 지켜줘서일것이다 싶어서 당신한테 무지 고맙고 역시 "내 남편이 최고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빠, 여전히 나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작은 아이와 대학가서도 언제나처럼 맡은 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큰아이를 위해서 엄살 부릴 여유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빠, 당신도 그 곳에서 제가 많이 보고싶을거라 자기위안을 해보며 오늘 새벽은 쉽게 꿈나라가기도 힘들것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아빠, 나이를 먹어간다는 거, 자꾸만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얘기인것 같아서 슬프고 우울하고 쬐끔은 추하지않게 나이들어가고 싶은데, 잘될지 어쩔지 늘상 당신이 보살펴주리라 믿어요.
아빠, 너무도 그리운 내 사랑, 기약된 시간을 정해두고 당신돌아오기만을 기다릴수도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네요.
아빠, 일 시작하면서 자주 당신 만나러 못가도 항상 곁에 있으니 서운하게 생각마시고 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