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아빠!
오늘 뒷산에는 진달래가 많이 피었더군요.
하나따서 강지입에 넣어주려다 차마 못따겠더라구요.
그것도 생명이 있는것일텐데 이제 핀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싶고.
그래서 잠시 너를 꺾으려했던 날 용서해라 그랬어요.
당신을 보내놓고 어느것 하나도 내가 함부로 할것은 없다는 생각이들어
길가의 잡초라 할지라도 함부로 못하겠더군요.
우영아빠!
오늘은 천안의 사비나가 문자를 보내서 세월이 참 빨리지나 간다고 그러데요.
그사람도 요한씨를 보내놓고 나름대로 잊으려고 노력하는가본데
그마음 누구보다 내가 더 잘알겠기에 힘내란 말밖에는 핢말이없어요.
그곳에서 요한씨도 힘들어 하지는 않는지요.
요한씨는 항암치료가 잘되서 살아날줄 알았거든요.
때때로 힘들어서 울고있는 나한테 사비나가 전화해서 요한씨는
항암치료가 잘받아서 암이 작아져서 조만간 수술하잔다며 자랑을 했거든요.
그때마다 시험용 항암치료를 거부했던 나자신이 당신을 그렇게
보낸거같은 자책감에 얼마나 괴롭던지요.
그건것도 필시 아무나 헤택이 돌아오는것도 아니던데 "하느님 살려주세요"
하던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그런 제안을 했을수도 있을텐데
무식한 내가 그런것을 뿌리친건 아닌지 하는 죄스러움에 많이 가슴이 아파서
그런밤이면 잠을 잘수가 없었거든요.
사비나한테도 내가 맞으라 그래서 맞았는데 그게 요한씨한테 잘받았다고
하더니 또 암세포가 줄지않고 부작용도 심해 다른걸로 바꾸고 그랬다며
시시콜콜 이야기 하고 그랬구만 그만 고생한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나봐요.
우영아빠!
요한씨는 그래도 당신보다 일년도 넘게 살다갔잖아요.
그런것도 우리는 부럽고 그랬어요.
울아들 말마따나 일년이 어디냐고 그러데요.
그랬으면 울아들 결혼하는것도 보고 그랬을텐데,많이 아쉽고 그래요.
오늘 이날은 우리가 자연생활집에서 원동 황토방으로 이사한 날이에요.
순천형님이 당신해주라며 유기농 현미쌀콩 그런것 가져온걸로
떡을 하라고 그랬지요.
아픈사람이 자기네 동네로 이사오는걸 좋아라할 사람들이 어디있겠느냐며
떡을해서 동네어르신들께 돌리며 양해를 구하라 그래서 다섯되나 해서
주인집 할머니와 동네 경로당으로 가져갔더니 어르신들이 나를 측은히
생각하시며 나아서 돌아가라며 등을 두드려 주신 기억이나네요.
이사짐이라야 밥솥에 우리옷가진데 우리는 들떠서 다 잘되려고
남들도 구하기 어려운 황토방도 구해졌나싶어 우리둘이 손을잡고
꼭 나아서 집에가자 그러며 군불땐방이 절절끓어 찜질방이 따로없다며
좋아라 밤잠도 설쳤던거 알지요!
여보! 그렇지만 나는 당신이 어디에있든 내마음은 똑같아요.
만질수없고 들을수없는게 슬프지만 항상 당신을 느끼려고 노력해요.
울사랑하는 당신!오늘밤도 내생각하며 잘자요.......그리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