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하루일과처름 여기 들르는것이 당신을 만나는듯한 느낌이야
잘지내시지?
가늘은 몸으로 당신은 열심히줍고 농땡이치며 나는 놀고
당신하고같이 성지곡에서 주운 편백나무열매 벼개
당신을 더 그립게 한다 당신것 네것 그리고아들 것 벼개 세개만들어놓고
소금물에불리고그늘에 말리고 정말 정갈하게 다듬던 당신모습 너무너무생각난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깔끔하던당신이 재활용 쓰레기 더미를 수북히 쌓아두고
내가치울라치면 나두라고 자기가 한다고항상
그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당신이몸이안좋아 마음은 뻔한데 힘들어했는것을
그나마 마누라 아낀다고 손도못대게 하면서 자꾸 쌓아둔것이 내가 정말바보야 그지....빨리당신을 지켜줄것을 정말정말 너무슬프다..
우리큰아들 당신위해서 돈 아끼지않고 그렇게 당신치료하던것을 당신알고있지 정말효자야 근데 나 못지않게 너무허무한가봐
고등학교 졸업 할때까지 등교시켜준일이며 기타모든것이 나와 다른방향에서 너무그리운가봐 서울에서대학졸업하면서까지 아버지와 떨어져있었으니 그그리움이 못견더하네 나보다 큰아들이더 걱정이야
마음을 다스리도록 도닥여 주지만 당신 아들마음 좀 달래줘야 겠어
아들한테 한마디 당부 하는 말도 없이 어찌 그렇게 떠나가지고 더 힘들어해 아무튼
그렇게온가족이 당신을 병마에서 지킬려고 노력했것만 다헛수고에 불과한것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속상해
당신과37년 결혼생활중 나만 사랑하기를 요구하며 당신에게 사랑 한다는 표현을 나도 인색했는것같에 그러려니 우린 너무 삭막하게 살았는것 같기도해서
돌이킬수없는일 어찌하면 좋을까?
이제야 뭔가 조금 알것같은데 여보 정말 정말 미안해 너무너무미안해
친구잘둔덕분에 여행은 많이갔지만 너무 당신과는 민숭민숭하게만 보낸것같아서
벗꽃 흐드러지게핀 꽃길아래 오색 백양산단풍아래 등 당신과나 추억어린 사진은 많지만 내가 살뜰하게 당신을 못챙겨줘서 죄책감에 정말 죽겠다
2년 병수발동안 내가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정말나로선 촤선을다했어. 근데 당신은 몸이안좋으니 신경질을 부렸지 그래서 또 서로가 서운해하고
여보 살았는것이 왜 이래 정말 엇박자야 우리 다시 만나면 시행착오없이 잘해볼것같기도 한데
헌데 당신 좋은사람있으면 날기다리지 않아도 돼 즐겁게 지내
당신만 좋으시다면 부담안줄거야 여보 이제보니 나도 당신 너무 너무 많이사랑했고 너무너무 많이몰랐고 나 왜 이랬지 아이구답답한 여자야
여보 잘계시고 가슴이 답답해서 참회의 글이라고 생각해줘 여보 또 다시쓸께 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