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 뒷산으로 강아지들 산책시키러
올라가다가 우연히 나무들을 보니 진달래가 벌써
진분홍빛고운 자태를 삐죽이 내밀었데요.
언제 그렇게 변했는지 신비롭기만해서 장하다고
나무에게 인사를 건냈어요.
이번 겨울이 얼마나 매섭고 혹독했가요.
그런 매서운 추위도 바람도 눈보라도 이겨내고 곱디고운 자태를
뽐내려고 방울방울 가지에다 보란듯이 자랑스럽게 결실을 맺었더군요.
그런 나무에게 나는 부끄럽더군요.
조금만 추워도 죽겠다고 징징대고 조금만 슬퍼도 펑펑 어린애처럼
울어버리고 아무것도 아닌일도 죽겠다고 투덜대고 그랬던 내가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 지더군요.
올봄도 나혼자 예쁜꽃들을 보게되겠지만 내눈을통해 당신도 느끼시길~
당신이 애지중지 아끼던 카메라를 들고가서 진귀한꽃들도찍고
희귀한 바위도찍고 나무들도 찍을께요.
언제나 모든 사물에 관심많은 마눌 데리고 다니다 배고플까
추울까, 말하지않아도 금방알아차리고 챙겨주던 자상한 울당신!
못난이 당신마눌은 아직까지도 당신이 옆에 있는듯 착각하나봐요.
몽이아저씨가 몽이신발끈 풀렸다며 업드려 매어줄때도
다리아플까 손잡아 끌때도 당신생각해요.
울서방님은 언제나 나의 든든한 빽그라운드였는데~그치요?
그때는 아무것도 눈에뵈는게 없었거든요.
오죽하면 그전에살던 대산아파트 502호 언니가당신보고"저쪼그만거 못이겨요?"
그랬을때,빙그레 웃으며 "이기면 누가 상주나요!"그랬지요.
태산 이란말이 어울리려나,아니 바위라면 맞을까!
보고싶다!당신앞에서 마구 응석부리고 싶다!어디가면 만날래나....
이번주에는 당신과 갔던 제약산을 몽이네를 졸라 가야겠어요.당신을 기억하면서~
비록 내주머니돈을 꺼내더라도 당신이 낸다고 믿을거에요.
막걸리에 미나리를 듬북넣은 도토리묵을 먹을테니
당신이 나를통해 맛있게 먹어주세요.
내눈을통해 세상을 봐주고 내입을통해 맛보고 내머리를통해 느껴주세요.
내가곧 당신이고 당신이 나란거 잊지않았겠지요.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
행복했던 우리 지난날들 기억하면서 오늘도 행복하기를~
두손모아 빌고빌면서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