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올 들어서 최고기온이 오늘이래요. 그래서 그런지 보일러를 안켜도 무척 따뜻한 걸 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빠, 오전에 어머님이 아주 오랫만에 전화를 주셨는데. 당신알다시피 우리 어머님 목적이 있어야 전화하시는 분이잖아요.
전화하신 목적은 아버님 제사도 저보고 안고 가라고 하셨는데 저는 당신 그렇게 허망하게 보낸게 다 작년에 할아버님 제사 때문인 거 같아서 정말 죄송스럽지만 못하겠다고 뚝 잘라서 말씀드렸네요.
물론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것 같아요.
언젠가 한 번은 말씀드려야겠다 싶었는데 뒤는 영 개운하지가 않네요.
당신만 계셨으면 다른말 필요없이 우리가 제사를 모셔왔겠지요.
당신이 날 많이 이해해주었으면 하고 염치없지만 바래봅니다.
우리집 꼴통 작은 아이 장래를 위해서 더욱 더 그럴수가 없었어요.
당신이 안계신 지금 난 무엇보다 아이들 장래를 책임질 의무가 있으니까요.
보고싶은 당신, 오늘은 일요일인데 당신세상에서는 뭘하며 지낼까 쬐끔은 궁금하네요.
그곳에서 당신도 즐거은 주말을 보낼거라고 상상하면서 오늘은 이만 쓸게요.
안녕, 내 사랑, 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