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오늘도 날씨가 이른 봄날처럼 따듯해서 뒷산으로 산책을 나가는데 원동에서 잠시 집에 들렀을때 뒷산으로 산책가다 개나리 꺽어서 머리에 꼿에주며 사진찍어주던 그모습이 떠오르데요. 사진에도 보면 그때만해도 조금 살이 빠져서 그렇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아무리 추워도 두달이고 아무리 더워도 두달이라던 어느님의 말대로 그렇게 춥던 날도 이제는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나봐요. 곧 봄이 오겠지요. 사람들은 생명이 움트는 봄이라고들 하지만 나한테는 이제 잔인한 봄으로 남았어요. 해마다 온산이 붉게 물들면 이산저산으로 꽃구경가고 그러다 재작년 봄부터는 꽃이 폈다 지는줄도 모르고 보낸봄이에요. 당신하고 원동으로 요양하러 갈때만해도 앙상하던 나무가 어느틈에 당신이 더 악화되 황토방으로 떠날때쯤에는 꽃봉우리가 아이젖가슴마냥 볼록해질때쯤에는 당신이 가여워 꽃같은건 볼겨를도 없었으니까요. 어느날 하도 서러워 먼산을 바라보니 녹색의 푸르름이 만연했지요. 마음속이 매일 눈물이다보니 진달래가 피었는지 지었는지 관심도 없었어요. 그런 세월이 지금 다가오고 있네요. 올봄에는 꽃마중을 나가 보려고요. 꽃만보면 좋아라 사진찍고 감탄하고 무슨꽃인지 궁금해하고 그러던 내가 집에 들어앉아 있으면 당신이 마음아파 할까봐 나가서 보려고요. 내눈을 통해서 당신도 보세요. 그전에는 꽃같은것에 관심없던 당신도 야생화에 미처있는 마눌때문에 산에가면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아오곤했지요. 그때 제약산에서 당신이 산부추를 산마늘이라고 카페에 올려서 그꽃을 아는 어떤분이 아니라고 산부추라고 이의를 달았더군요. 그리고 용담도 찍었지요.그꽃은 파란색에 가까운 자주색이라고 해야하나. 당신이 예쁘다며 찍어와서 무슨꽃이냐고 물었잖아요. 내가 용담이라고 그러니까 끊어질듯 가여린 가지끝에서 소담스레 예쁜꽃을 피웠더라면서 내가 좋아할거 같아 찍어왔다고 그랬지요. 올봄에는 당신디카들고 찍으러 갈려고요. 내가 보고 느끼는걸 나를통해 당신도 보고 느끼리라 믿어요. 여보!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당신! 나는 이곳에서 당신은 저곳에서 변치않는 마음만으로도 우리는 만날거에요. 꼭 이곳에서 못다한 우리인연 아픔없는 그곳에서 다시 이을것을 믿으며 당신만을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