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마음속에 온기가 사라진지 오랜 지금 혹시나 당신이 내일 떠날때 옷정리를 안해줘서 추워서 못떠날까봐 내내 미루어두었던걸 다는 아니지만 조금은 정리를 해놓고 당신이 즐겨입으시던 옷 사게절에 한벌씩은 그래도 두어야 되지않을까 하는 미련이 남아 남겨두기도 했답니다. 아빠. 내일 49재 지낼때에 스님이 챙겨오라는 물건도 있었는데 미처 준비하기가 망설여지고 당신 영정사진 집으로 모셔오면 또 한 번 통곡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빠, 바보같은 마누라 울음으로 세월 보낸다고 너무 걱정하지마시고 49재 지나고 나면 당신 쉬고 싶은곳에서 편히 쉬세요. 당신보다 1년 먼저 떠난 큰 형님도 만나보고, 그보다 앞서 이런 험한일 당하기 싫어 서둘러 떠난 장인,장모님도 만나서 안부도 전하고 당신은 당신들이 애지중지하던 딸 내버려두고 아무 말 없이 훌쩍 떠나왔다고 아마 혼날지도 모르고요. 어빠. 오늘은 큰아이 등록금납부기간이라 은행을 다녀왔네요. 다른 여고생들 다있는 휴대폰도 당신이 계셨으면 벌써 사주었겠지만 이제 졸업식과 동시에 대학 입학식때문에 엊그제 마련을 하였고 당신을 대신하여 우리 가정과 아이들 양육하려면 당신만 믿고 살던 마누라 생활전선에 나갈 준비도 해야겠지요. 아빠, 당신에 계셨으면 똑똑한 딸 두어서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겠지만 당장 며칠 뒤 졸업식도 아직은 갈 자신이 생기지 않네요. 아빠, 하늘 나라에서도 우리 아이들 건강과 당신의 바보같은 마누라도 잘 지켜봐주세요. 내 맘속에 항상 당신과 함께라고 생각하고 용기는 없지만 열심히 살아볼게요. 아빠, 내 영원한 사랑, 잘 쉬세요. 내일 좋은데 떠날 수 있도록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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