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할머니 부산할아버지
잘 지내고 있나요
나는 잘 지내요.
할머니 할아버지 왜 그렇게 빨리 갔어요.
아직도 나는 문득 문득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나면 눈물 나고 가슴이 너무 아파.
할머니 할아버지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가 가지
내가 너무 어릴때 가서 아무것도 못해줬잖아
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으면 자주 부산 가고 사진도 많이 찍어 뒀을텐데
정말 내 돈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엄청 비싸고 좋은 음식 사드려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벌써 할머니가 간지 7년 할아버지가 간지 4년이 됐는데
사실 아직 할아버지가 간건 실감을 잘 못하는것같애
그냥 부산 가면 당연히 있을것만 같고
그래서 내가 그게 무서워서 부산을 안가잖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미 좋은 곳 가서 편하게 쉬고 있지?
아니면 어디 좋은 나라 좋은 집에서 예쁘고 잘생기게 태어났나?
뭐든 좋으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은 일만 가득 했으면 좋겠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한테 엄마 아빠 그 이상의 존재였어 알지?
내가 조금만 더 크고 성숙해졌을때까지만 더 있어주지
아무것도 못해드린게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하네.
그래도 여기서 아프고 고생하는것보다는 거기가 더 편한가?
부산할머니 부산할아버지 나를 사랑으로 키워줘서 고마웠어요.
나는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두 분으로 꼽으라면 할머니 할아버지야
알지?
이렇게 그리워하고 생각하면 좋은 곳 못 간다고 하길래 억지로 내 감정 억압하곤 했었는데
그게 안좋은거라네
어차피 이미 두 분 좋은 곳 갔을테니깐
내가 생각 날때마다 좀 그리워하고 슬퍼해도 되겠지?
너무 안슬퍼하면 그것도 서운할거야, 그치?
내 평생 죽는 날 까지도 할머니 할아버지 마음 속에 품고 살게.
보고 싶어요. 아주 많이.
그리고 여전히 많이 사랑합니다.
언젠간 다시 만나는 날이 꼭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까지 할머니 할아버지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재미있게 놀고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