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거긴 어때? 외롭지는 않지? 오늘 할아부지 모셔두고 왔는데 벌써 너무 보고싶어 피곤해서 자려고 해도 눕기만 하면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와 오늘 할아버지 모시고 내려오는데 할아버지만 혼자 남겨두고 오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내가 할아버지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왜 평소에 표현을 안 했을까? 내가 연락하면 좋아하시는 거 알면서 먼저 연락 드리지고 않고.. 할아버지 오토바이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할아버지 손때 묻은 오토바이 열쇠 만지작거리다가 예쁜 키링 선물해줄껄 후회되고 할아버지한테 얼마나 무심했는지 이제야 알 거 같아 내가 이렇게 울어도 이제 다시 할아버지 만날 수 없겠지.. 나는 아직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는데 이제 할아버지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야 해 왜 그렇게 급하게 간거야? 아직 엄마가 선물해준 옷도 몇 번 못 입고 내가 선물한 디퓨저도 못 썼잖아 할아버지한테 제대로 된 선물 한 번 못하고 그거 하나 선물했는데.. 왜 향 한 번 못 맡아봤어 오늘 할아버지 모시고 할머니집 둘러보다가 디퓨저 상자 위에 적힌 할아버지 손글씨 보고 눈물이 났어 할아버지 사진, 엄마가 사준 스피커, 낚시 도구.. 할아버지가 좋아하던 것들 다 두고 가버리고... 할아버지 아쉬울까봐 한 번 더 둘러봤어 그러니까 이제 너무 아쉬워하지 말고 편히 쉬어 내가 할아버지 몫만큼 할머니한테 잘할게 이제 할아버지 만나러 가기 쉽게 면허도 딸거야 내가 할아버지 자주 안 찾아봬서 서운했지.. 정말 미안해 이렇게 갑자기 떠나실 줄 알았으면 평소에 잘할껄 그랬다 아직도 저저번주 주말에 할아버지 편 안 들어준 게 너무 후회가 돼 그리고 입원하셨을 때 병문안 안 간 것도.. 난 할아버지한테 미안한 것 투성이야 할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란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코로나 때문에 장례식에 못 온 사람들도 있고 또 일부러 연락 안 한 사람들도 많지만 할아버지 보러 온 사람들은 모두 다 정말 슬프게 울고 갔어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그 분들한테 정말 잘해줬기 때문이야.. 할머니가 그러는데 할아버지가 정이 많고 다같이 모이는 걸 좋아해서 사람들이 다 할아버지를 좋아했대 할아버지를 보고싶은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 앞으로 할머지 모시고 자주 보러 갈게 할머니한테 더 잘할게 내가 할아버지한테 잘못한 게 많지만 제발 용서해줘 다음 생이 있다면.. 정말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어 할아버지 내 마음을 안다면 꿈에라도 나와줘 너무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