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하얀 눈꽃처럼 흩날리던 벚꽃도 어느새 지고 철쭉인지 연산홍인지 하는 꽃들만 붉게 피어있는 봄날,
제가 당신 만나러 못 가서 당신이 기린 목이 되었나 해서 미안함과 죄송함에 글을 씁니다.
아빠, 항상 당신한테 가서 머물러 있는 제 마음 알고 계시리라 믿고 시작한 일 처음이라 서툴기도 하고 때때로 막막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해보리라 각오을 단단히 하고 있답니다.
아빠, 당신이 말 한마디 없이 떠난지 4개월이 넘어가고 잔인했던 4월도, 길고도 특히 우리 가족에겐 너무나 추웠던 겨울도 모두 떠나고 얼마 지나지않아 여름이 오지 않을까 그런 예감도 드네요.
아빠, 잘 계시는 거지요?
요사인 통 꿈에서도 볼 수가 없어서 한편으로는 잘 있나보다 하면서도 내가 미워서 안 보이나 싶어서 서운한 맘이 들기도 하고......
아빠, 제가 당신 보고싶은 맘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건 당신이 너무나 잘 아실거고,
신록이 푸르런 5월엔 연휴도 있고 하니 꼭 당신을 뵈러 갈께요.
아빠, 늘 당신한테 고마운 마음 가지고 있어요.
아이들과 저 잘 지켜주셔서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버티고 각자의 생활에 열심히 살고 있으니 감사드려요.
아직은 너무나 아픔이 많은 저와 우리 두 아이 더 이상 맘 아프지않고 자기 일에 충실하도록 높은 곳에서 당신이 살펴주세요.
사랑하는 내 남편, 너무 너무 보고싶습니다. 언제까지나 내 영혼과 함께 할 내 사랑,
곧 당신 뵈러 갈테니 그때까지 잘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