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진아! 잘 있었어요. 지난 목요일은 비가 엄청 왔는데 거기는 어때요. 내가 비를 참 좋아라 하는데 비가 오고 난 후의 세상이 온통 깨끗해 지니까. 그리고 울적한 나의 마음도 함께 씻어 주니까.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네요. 직원 결혼식이 있어 가 봐야 하고.. 그리고 내일은 오전에 좋아하는 축구는 잠시 접고 친구들이랑 천성산 등산을 계획하고 있어요 저녁에는 우리회사 사장님 사모님 환갑이라서 임원들 부부동반 해서 식사를 같이 한다네요. 다들 짝 지어서 오는데 당신 없이 참석하는 자리가 처음이라 많이 어색할 것 같네요. 앞으로 살면서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기겠지만 어떻하겠어요. 스스로 극복을 해야지. 늙어서 구박 안 받으려면 평소에 잘 하라고 하던 당신이었는데 늙어서 구박이 아니라 아예 나의 곁을 떠나 버렸네요. 아프고 난 뒤 그래도 잘 해 볼려고 어떻게 하면 빨리 나을 수 있을까 고민도 해 보면서 미력 하나마 당신에게 도움이 될려고 매일 저녁 당신 발을 씻어 주면서 얼마나 행복한 마음이 들었는지 당신은 모르지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당신 떠나기 전 3개월이 당신에게 가장 잘했고 낫을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당신을 생각 할 때는 언제나 가슴 저리고 아프지만 세상 떠난 당신 보다 더 하겠어요. 미안합니다. 그러고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은 항상 변함이 없어요. 그곳에서는 정말로 잘 지내시기를 바라고 당신 사랑하는 자식들 잘 될 수 있길 도와 주시고 지켜 봐 주세요. 보고싶다 진아!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이 200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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